야생화

배초향

아 짐 2008. 5. 21. 23:19

 

  

 

배초향

                                   김종태




  뿌리 내리고 산다면

  사는 곳이 어딘들 어떠랴

  백팔 계단 달동네

  함석지붕 단칸방이면 별장

  바람과 사람에 휩쓸려

  생이가래로 떠돌던 때도 살았는데

  사람이 산다는 것은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비바람에도 아니 흔들리는

  억척스러운 뿌리를 내리는 것

  나무에게 정작으로 소중한 것은

  어디서 무얼 먹고 사느냐가 아니고

  어떤 사이 속에서

  어떤 향기를 품으며

  어떤 쓸모로 사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