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림골, 주전골
일 시 : 2008. 07. 06
참 가 : 자이언트산악회
코 스 : 흘림골매표소- 흘림골- 여심폭포- 등선대- 주전폭포- 주전골- 오색
주말이 되면 일요일 어디를갈까 궁리에 빠진다. 체력이 따른다면 고민이 없는데 요즘 영 몸상태가 부실해서 자꾸 주춤거린다.
나이먹는 증세인지 살만찌는것 같고 몸은 무겁고.. 어느날은 괜찮은데 어느날은 초장부터 다리가 많이 아프다.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산행도 허구한날 소풍다니듯이 쉬엄쉬엄 다닌 결과인것 같다.
산행지를 검색하며 몇년전 실패한 지리산 종주를 할거라고 벼렀었는데 주말이 다가오니 자신이 없어진다. 그래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설악산 흘림골을 찜했다.
작년 5월에 이곳에 왔다가 아직 안쪽 계곡 정비가 안되서 7월에나 개방할거 같다고 하여 가리산으로 차를 돌렸던 흘림골..
산악회를 쫓아 이곳에 도착하니 아직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계곡이 안쓰럽긴 하지만 쓸려내려가서 망가진 부분을 온통 계단으로 설치를하여 산행에는 지장이 없다. 본래의 모습을 망가트리지 않으려 노력하며 이렇게 나마 회복한것이 천만 다행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땀을 흘렸을까..
그분들의 수고의 땀을 딛고 나는 꿉꿉한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고마운 마음으로 그곳을 오른다.
설악이 달리 설악인가.. 눈만 돌리면 사방에 기암괴석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커다란 돌덩어리가 쓸려 내려왔을때는 물의 힘이 가히 짐작이 간다. 이런 커다란 돌을 그냥 계곡에 방치하면 다시 큰비가 왔을때
물흐름을 방해하여 또다른 피해를 입히지는 않을까 지레 걱정이 앞선다.
다리도 아프고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짧은 산행에 바쁠것도 없으니 느긋하게 산행을 한다.
초장부터 긴 계단에 땀을 한소큼 흘리고 여심폭포로 향한다. 한계령에서 내려서 우측 점봉산 골짜기에 위치한 흘림골의 백미 여심폭포(여신폭포)를 향하는 마음이 기대에 설레인다. 사진으로 익히 보아왔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숲이 우거져 폭포를 살짝 가리는것이 수줍을까 자연이 가려주는것 같은 마음이 든다.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참 신비스럽긴 하다 ㅎㅎ
한계령을 내려서면서 눈에 쏙 들어오는 바위군들.. 이것이 칠형제봉인가? 칠형제봉 암벽등반도 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바라보기만해도
벅차다. 아름답다.
등선대까지의 오름이 가파르다. 마른 장마가 이어지는 요즈음 습도가 높아 엄청 덥다. 이곳에서 등선대를 올라가는데 좁은 통로에 오르내림이 많아 병목현상이 인다.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다녀오라고 하지만 내려놀거나 뭐있다고.. 이어지는 계단길..
특이한 모양의 바위가 시선을 끈다. 등선대 정상에는 발디딜 틈이 없이 인산인해..
칠형제가 나란히 도열하여 설악을 지키고 있다. 그중 5봉이 제일 우뚝..
등선대에서 둘러보는 경관이 장관이다. 이곳은 만물상인가? 산에 오른사람들 모두 들뜬 모습이다. 비록 안개가 많이 끼어서 멀리 바라다
보이지는 않치만 눈앞의 경치만으로도 황홀지경이다.
혼자 왔으니 아무나 붙잡고 사진 한장 부탁합니다 ~~하고 등선대 바위에 올라섰다. 좁은곳에 설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곳에서 경치 삼매경에 빠져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어서 일행들 쫓아 내려가야 하는데..
하산길은 한동안 내리막이 이어진다. 흘림골 입구에서 약수터 입구까지 총 합해봐도 오늘 산행거리는 6.2Km에 불과하다. 서두를것이
무에 있겠나..
오름과 마찬가리조 하산길도 곳곳이 이런 계단으로 이어진다.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하다. 온통 이렇게 계단 설치를 해놓으니
산행시간은 더 빨라진거 같다. 운치는 감해지지만 자연도 보호하고 물에 쓸려내려간 상처를 회복하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으리라..
흙도 한점 없는 바위 정상에 우뚝한 소나무.. 생명력이 대단하다. 바위가 살아 숨쉰다는 증거이리라.
토사가 밀려내려오는 계곡의 모습이다. 장마라고해야 비 구경하기가 힘든 요즈음이지만 항상 장마철 잘 지내고나서 뒷북치는 호우에
피해를 많이 입는데 올해는 안전했으면 좋겠다.
등선폭포의 물줄기가 간신히 나 폭포야~~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비가 많이 왔더라면 볼만했을텐데.. 지난번 장수대 갔을때는 더욱
빈약했다. 비가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이다 ㅎㅎ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상처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계곡의 모습을 드러낼까?
계단.. 또 계단..
12폭포위에서 잠시 손을 담궜다. 물살이 제법 빠르다.
굽이쳐 흐르는 12폭포의 힘찬 모습
이어지는 계곡에 등산객들이 모여 식사도하고 발도 담그며 한가로운 산행을 하고 있다. 아래에는 국립공원이라 씻을수가 없는데 이쪽
상류에서는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쓰레기만 안버리면 이렇게 발 담그며 쉬어간들 어떠리..
이곳은 아담한 모습의 용소폭포이다. 오색으로 내려가다 보면 좌측으로 잠깐 빠져야만 볼수 있다. 위쪽으로 등산로가 이어지던데 그길은
어디로 가는 길일까?
용소폭포에서 물흐는 방향으로 돌아 보았다. 깊은 계곡의 모습에 시원함과 깊은 산속에 아늑하게 들어와있는듯한 푸근함도 느껴진다.
금강문
오색석에서 나온다는 약수터에 여러사람이 줄지어 서있다. 기다리는거 딱 질색이라 그냥 절만 한바퀴 돌아보고 나왔다. 절의 규모는 작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절인가보다. 오늘 날씨가 많이 덥고 후텁지근하여 땀은 많이 흘렸지만 산행거리가 짧아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다른 설악의 모습을 눈에 마음에 담아가는구나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주차장 가까이 다달아서 계곡에서 족욕도 하고 세수도 하고 일어서려니 마른 하늘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허나 그것도 잠시 언제그랬냐하고 뚝 그친다. 참 얄궂다..
다음은 공룡능선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래가지고는 공룡능선은커녕 공룡 꼬랑지도 못밟을것 같다..
우예해야 체력이 보강이 되는건지 참 쩝쩝.. 하산을 2시반에 했으니 귀경이 빠르겠다 했더니 왠걸 어찌나 오늘 여유들을 부리는지 도로마찬가지.. 옆에 앉아 같이 버스를 타고 오신 아저씨와 산이야기하는라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서울까지 왔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