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일 시 : 2008. 11. 23
참 가 : 아찌랑 나랑
코 스 : 수락산역- 덕성여대생활관- 숲해설로- 영원암- 도솔봉- 철모바위- 깔딱고개- 매월정- 덕성여대생활관- 수락산역
일주일에 일요일 하루 쉬면서 매주 장거리산행에 피곤이 누적되는듯 하다. 만성피로같은 묵직한 느낌..
예정되로라면 지리산 천왕봉을 올라 법계사로 내려오려 계획했는데 망설이다 토요일 오후 늦으막히 예약전화를 하니 인원이 많치 않아
산행이 취소되었노라는 운영자의 답변에 은근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가고는 싶고 몸은 따라주지않아 갈등하고있을때 단번에 갈등의
고리를 잘라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핑계김에 자연 산행 취소되고..
일요일 아침 늦으막히 늦잠자고 이것저것 주섬주섬 치우다보니 어느듯 오후 1시가 되었다. 가까운곳으로 바람이나 쏘일겸 나가자고하는것이
결국 또 산행이다. 돌곶이에서 6호선을 타고 태릉에서 7호선으로 환승하여 수락산역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남들은 하산하는 오후 2시에 나는 배낭도 없이 가볍게 산을 오른다. 수락교를 지나 우측 숲 해설로로 올라갔다.
영원암 올라가는 길인데 사진처럼 자그마한 돌계단이 많고 인적이 드물어 한가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잎사귀는 다 떨어지고 보랏빛 열매만 매달고 있는 가녀린 좀작살나무
날씨가 추워서 바위 위쪽에는 얼음이 고드름처럼 매달려있고 따사로운 햇살에 바위가 축축히 젖어 든다.
영원암은 고려 태조 왕건이 왕위에 오르기 전 청년시절에 이곳에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올라가야할 수락산 전경
도솔봉
도솔봉은 우회하고 슬랩은 가뿐히 올라 좁은 협곡으로 슬며시 통과.. 낄까봐 걱정했더니 ㅎㅎ
철모바위 아래서 늦은 점심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니 아기자기 암릉이 참으로 멋지다. 이렇게 와서 보면 좋은데 난 수락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잘 안오는 편이다. 수락산 산행하느니 북한산으로 쪼르륵..
그전에 왔을때는 저 나무데크가 없었는데 정체를 해소하려고 설치했다고 한다. 하기사 저 바위 우측으로 내려가는곳이 좁고 위험하긴했다.
매월정 방향으로 내려가는 깔딱고개를 바라보니 아롱이다롱이처럼 아름답다.
밥먹고 올라오며 바라보는 철모바위.. 왠일로 오늘은 사람이 없네.. 항상 위에 틈바구니에 사람이 앉던지 눕던지 차지 하고 있던데..
이곳이 나무데크 설치하기 전에 통과해야 하는 좁은 등산로.. 위험하긴하지만 보호시설은 잘되있는편..
오른쪽 예전길로 갈때는 조마조마 마음졸이며 갔는데 이곳은 경치구경을 할수있게 뻥 뚫려 시원하다. 이곳이 상습 정체구역인데 정체도
해소되고..
산정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은 잿빛 개스에 싸여 회색도시 같다. 저 도심으로 들어가면 이런 막속에 살고있는것도 모르고 태연하게
호흡하며 산다. 여기서 바라보니 답답하다. 숨이 막히는것 같다.
매월정이 저 꼭대기에 보인다. 정자 근처에는 매월당 김시습의 한시가 많이 적혀있다.
깔딱고개 가파른 바윗길 내려오느라 안전팬스 쇠기둥 붙잡고 씨름좀 하며 내려왔더니 팔이 뻑적지근하다. 언젠가 저곳 올라갈때는 재미있게
올랐었는데 역시 내려오는것은 더듬더듬..
매월정에 도착했다. 빙 둘러가며 김시습의 시가 적혀있는 시판이 있고 재활용한 반듯하고 깔끔하게 설치되어있는 의자에도 사행시가 적혀 있다. 북한산 봉우리에 해가 노을저 물들기 시작한다. 마음같아서는 찬찬히 다 읽어보고 싶은데 시간상 카메라에 담고 하산을 서두른다.
의자에 있는 글들..
매월정 아래 전망대에서 일몰을 본다. 아직은 조금 이른..
2시부터 산행해서 하산하니 5시 30분.. 길지않은 시간 산행하며 오래간만에 산에서 일몰도 볼수있고 오르락 내리락 암릉길도 아기자기하게
산행할수있는날이었다. 수락산역에서 7호선 전철을 타니 열차가 완전 등산열차 같다. 90%는 등산복을 입고 있는듯..
하루가 저물어 간다. 또다른 내일은 정말 다른 내일일까? 지는 태양도 떠오르는 태양도 매양 그놈이 그놈..
한때는 새로운 태앙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왜 생각이 바꼈을까.. 별 의미는 없겠지만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길 기다리며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