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508m
2006.02.29
상계역 10시 출발인데 지각대장 아짐이 늦은 관계로 30분이 지나서야 산행을 시작했다
불암산 거쳐 수락산까지 갈 예정이었는데 나의 컨디션 난조로 불암산 정상에서 당고개로 하산하는 짧은 산행을 하게되니 조금 일행들 한테 미안하다
그나마 간만의 대 슬랩을 오르게되니 기분이 좋다
아무래도 육산보다는 바위에 붙으면 기분이 상당히 업되는건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
150m 정도의 슬랩인데 중간 지점까지는 다리에 힘 팍팍주며 잘 올라왔는데 아무래도 슬랩이 길다보니 야생화님이 걱정이 앞서는듯 더이상 오르지 말고 대기하라고 명이 떨어지고 lady first라고 먼저 올라 가란다.. 다리는 좀 아프지만 그래도 올라가는건 어지간 하면 올라갈수 있는데 기왕
사진 찍어 줄라면 줄없이 룰루랄라 올라갈때 찍어줄것이지 ㅎㅎ
산조가님님도 신이나서 척척 잘 올라오신다. 이번이 두번째 바위 타신다는데 아무래도 남자들은
군대 유격훈련 경험들이 있어서 그러는지 약간의 두려움은 갖고 있지만 오름에는 문제가 하나도
없어 보인다.
멀티님은 아침에 비가 올것 같아 바위 산행을 안하려고 편한 등산화를 신고 오셔서 바위에 적합하지 않은 등산화인지 몸을 조금 사리는듯 하더니 언제 그랬냐하고 헛둘 헛둘.. 물찬제비다
야생화님은 먼저 올라가 사진 찍어주느라 정작 본인 사진은 없는데 바위인지 평지인지 모를 정도로 오르락 내리락 완전 날다람쥐 저리가라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사항은 많은데 무서워서 아무래도 내려오는것은 정말 두렵다.. ㅋㅋ
쪼매 힘들다고 뒤에 왔더니 산조가님, 멀티님이 어디로 갔는지 안보여 능선에서 한참을 부르다
정상은 아니까 그쪽으로 오겠지하며 가는 도중 눈에 띄는 바위가 있다
마치 해골같다
아무래도 바위로 올라오니 정상에 금방 도착하게 된다
능선에서 바라본 불암산 정상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다
사람이 많으면 복잡하니 우회해서 가자고 했는데 막상 앞에 도착하니 우회할 마음이 없어졌다
왔으면 정상을 가야지 그냥 가려니 섭섭해서..
혼자 정상 태극기 휘날리며 사진 한장 찍어볼라 캤더니 옆에 아저씨들 엄청 안비켜 준다
할수없이 엑스트라로 출연시켜 주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 ..
산조가님 "나도 멋있게 한장 찍어봐 ~~" 폼 턱 잡고 ..
날씨가 언제나 맑게 개어 깨끗한 경치를 볼수 있으려는지 앞에 바라다 보이는 수락산과 도봉산 등.. 부연 안개 속에 갇혀있는것 처럼 희미하다
다 함께 사진한장 찍고 이제 내려갑시다 ~~
수락까지 가자고 하는데 좀 일찍 하산해서 쉬고 싶어서 야생화님 한테 불암산만 오르고 일찍 하산하자 부탁하니 그러자고.. 가면 얼마든지 산행하지만 직장을 옮겨 아직 이력이 붙지않아
피곤하고 힘들어 몸이 사려진다.. 어찌보면 조금씩 늙어지는것 같고..
당고개로 하산하는데 이쪽은 음지인지 아직도 이런 빙벽이 있어 바람때문에 조금 쌀쌀한 날씨이긴 하지만 우수 지나 봄맞을 준비하는데 무슨 명물이라도 만난듯 기념 촬영을 했다
봄은 저만큼 오고 있는데 가는 겨울 아쉬운지 꽁꽁 얼어 있다
내가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수 없어 넌 시한부 생이야 ~~
멀티님 "나만 못나오게 찍지 말고 멋있게 좀 찍어봐 ~~"
집에서 엄청 챙기신다 .. 문자가 두번 왔다고 조심해야 한다고 은근히 자랑이다
불암약수터
예전에는 약수터였던것 같다 바위 아래 콩크리트로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는데 그 앞에 펼쳐진 이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정말 고발하고 싶다
아마도 시산제를 지냈는 모양인데 이렇게 막걸리병, 소주병, 빈봉투 마구잡이로 어질러져 있는것을 보니 도대체가 왜 시산제는 하는것인지 왜 산에는 오는것인지 분통이 터진다
여기 뿐만이 아니다
불암산 하산 길 곳곳에서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를 보았다
요즘 산악인의 정신하며 좋은 글들 많이 본다
산을 오른다고 모두 산악인이라고 말하기 곤란하다
양심은 어디다 팔아 먹은것인지.. 저 버려진 쓰레기와 양심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