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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개별꽃

by 아 짐 2007. 10. 18.

 

 

 

개별꽃


                     김종태



처음 너를 만났을 때

참 감동이었다

날렵하고 아담하고 참하고 청초하고

뭐 대충  기타 등등


네가 피는 철이면  산자락마다 온통 너 너 너

솔직히 너무 흔했다

이름을 배우는데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웬  종류가 그리 많은지


안다고 하면 또 다르고

하나 알았다 하면 또 그게 아니고

이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차츰 너를 보면  고개를 돌렸다


한 20년 흘러 사진파일을  보다가 깜작 놀랐다

네 사진이 열댓 장도 안 되고

너는 이미 가마득히 내게서 멀어져 있었다

<개>자가 붙어서 개 취급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네 앞에만 서면 나는 말문이 콱  막혔다


그냥  그러려니 할 것을

다 모르면 어떠나

대충 알아도 그게 어딘데

자꾸 만나고 부딪치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게 참맛이거늘

꼭 그 애 같은 개별꽃을 보면 나는 참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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