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질빵
김종태
사위도 자식이거늘
설마 당장 무거운 짐 지는 것이 안타까웠으랴
속 모르는 사람들 하기 좋아 남의 이야기이다
사위 사랑해서 이 덩굴로 질빵끈을 하라 했다 한다
툭! 툭! 잘 끊어지는 이 풀을 왜 모르겠나
사위에게 이 덩굴로 질빵끈을 하라 한 이유는
처가 동네 사람들에게 망신을 당하여
장인 장모의 품을 떠나서
빨리 혼자의 힘으로 자수성가 하라는 깊은 속이다
겉보리 닷말이면 처가살이 안 한다 했는데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지만
툭! 하면 처갓집에 기대고
장인 장모를 찾으며
처가 덕을 꼭 보려고 안달인 사내들을 보면
세상 참 많이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