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
김종태
만수산 드렁칡처럼 함께
얽혀살자는 당신의 구호는
예나 지금이나 혼자만 얽겠다는 거구려
말이 좋아 이런들 저런들 어떠리이지
빌붙어 뺏고서도 독소나 뿜는 촌충 아니요
종사를 위한다던 조상이나
국민을 위한다는 후손이나
제 버릇 개 주겠소 ?
숨길 수 없는 남자의 유전인자이구려
달라는 대로 가랑이 벌려야 하는
그 길밖에 모르는 우리 여인네
오늘도 짓눌려 몸부림치며 혹시나
이번엔 백마탄 기사가 아닐까
속아보는 더럽고 치사하게 길들여진
버릴 수 없는 현모양처의 미풍양속
갈근갈근 배고플 땐
쪽쪽 쓴물 단물 다 빨아먹고
잎 줄기 뿌리 껍질 몽땅 울거먹더니
피둥피둥 살찌니까 거들떠도 안보고
몹쓸년이라고 뽑아버리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