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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by 아 짐 2008. 5. 27.

 

칡 


                   김종태




만수산 드렁칡처럼 함께

얽혀살자는 당신의 구호는

예나 지금이나 혼자만 얽겠다는 거구려

말이 좋아 이런들 저런들 어떠리이지

빌붙어 뺏고서도 독소나 뿜는 촌충 아니요



종사를 위한다던 조상이나

국민을 위한다는 후손이나

제 버릇 개 주겠소 ?

숨길 수 없는 남자의 유전인자이구려



달라는 대로 가랑이 벌려야 하는

그 길밖에 모르는 우리 여인네

오늘도 짓눌려 몸부림치며 혹시나

이번엔 백마탄 기사가 아닐까

속아보는 더럽고 치사하게 길들여진

버릴 수 없는 현모양처의 미풍양속



갈근갈근 배고플 땐

쪽쪽 쓴물 단물 다 빨아먹고

잎 줄기 뿌리 껍질 몽땅 울거먹더니

피둥피둥 살찌니까 거들떠도 안보고

몹쓸년이라고 뽑아버리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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