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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꽃향유

by 아 짐 2007. 10. 18.

 

  

 

 향유 1

                              김종태               



  너무 긴 세월

  무엇을 기다리는가

  님이 아니라 내 스스로

  또 다른 나를 기다리는가

 

  너무 추운 세상

  왜 기다리는가

  아직도 이 땅 한구석에서

  처절한 사랑을 찾으렴인가

 

  거들떠도 아니 보고

  이름조차도 기억 못 하며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지

  이유마저도 당신은 모르는데

 

  서리 허옇게 내리는 늦가을

  보랏빛 향기 바람에 날릴 때

  늦동이 꿀벌만 그 뜻 알겠다고

  고개 끄덕이며  어루만져 달래네



 

 


향유 2



                      김종태



지금 몰랐으니 너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군둥내 나는 늦깎기의 늦사랑의 슬픔을

이왕 몰랐으니 행여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그런 사람  만났었다는 말조차 하지 마라


참 좋은 시절 다 가고 찬바람만 불어댈 때

산속을 홀로 지키는 향유의 향기처럼

혼자 그렇다고 발버둥치거나

혼자 아니라고 우겨서 무엇하랴


한때 아주 잠시 무엇에 홀린 듯

세상에서 제일이라는 듯이 탐닉했던 열정도

석삼년도 채  되지 않아 식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마 아니라고 믿었던 죄이다


어머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나중에 길가에서 이렇게 스칠 일이 생기면

그때 가만히 기억해 내렴

네 몸에서 그때까지 내 향기가 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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