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나물
김종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지만
할 일 찾아 헤매다
주저앉은 개울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지만
실패 뒤에 다시 반기는 건
시련도 없는 절망뿐
흘러가는 저 물같이
누가 살라고 했던가
옴짝달싹할 수 없는데
세상만 물같이 흘러간다
볼품없는 작은 꿈 하나라도
피워보고자 발돋움을 해도
스쳐보는 이 없고 하물며
거두어주는 이조차 없다
이름 석자만 그럴 듯 하지만
돈도 명예도 집 한 채라도
남기기는커녕 가진 것도 없어
그래 세상은 어차피 어릿광대 들러리인데
못다 핀 꿈 떨구어버리고
오늘도 바람에나 흔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