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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동자꽃

by 아 짐 2008. 5. 15.

 

 동자꽃


                           김종태




   깊은 산 낡고 작은 절

   큰스님과 어린 동자 둘 살았는데

   가난한 절 살림 빤하지

   겨울 양식 시주 얻으러

   큰스님 산을 내려간 뒤

   큰눈에 길이 막혀 스님 못 오시고

   일곱 살 어린 동자 기다리다 굶어 죽어

   묻힌 곳에 주홍색 꽃이 피었다는데

   천지개벽하는 이십 세기 지금

   시주 얻으러 갈 필요도 없고

   눈에 신작로 막힐 리도 없는데

   아직도 동자꽃 산속에 피어

   큰스님 오시기를 기다린다

   왜 아니 오실까

   무엇에 막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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