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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닭의장풀(달개비)

by 아 짐 2008. 5. 15.

 

  달개비

                            김종태


  나는 달개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한갓진 구석에서

  얼크러져 산다

  지나쳐버리는 곳

  버림받은 들판에서

  모양새 없이 자유로이

  거드름이나 꾸밈 없이

  잡초라 잡초와 어우러져

  한 목숨 열심히 산다


  고운 눈길 반가운 손길

  이제는 기다리지 않는다

  버려진 이곳에서

  더 이상 무엇을 기다리랴

  거친 땅 뒤덮고

  오직 초록으로 자란다

  공평한 햇살만 쏟아진다면야

  나는 신이나 꽃을 피운다

  겨우 세 장 꽃잎이지만

  일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꽃을

  정성으로 피워 낸다

 

  땅에서 받은 사랑은

  초록으로 땅에 갚고

  하늘에서 받은 사랑은

  쪽빛 꽃잎으로 하늘에 바친다

  다만 내게도 꿈이 있다면

  이 땅에 버려진

  잡초 같은 존재에게

  작디 작은 꽃술처럼

  진노랑 희망으로

  작은 미소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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