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잠풀
김종태
논뚝 밭뚝 축축한 곳
이씨 김씨 얼크러 진 곳
보잘것없다 뒤돌아 가다가
어쩔 수 없이 또 찾아야 하는 곳
한 모금 물기와 한 옴큼 햇살만 있는 곳
그곳에 우리들의 또다른 모습이 있다
쑤욱쑤욱 아파트 비까번쩍 호화저택
휘황찬란한 도시 속 네 바퀴의 편안함
알록달록 화사하고 울긋불긋 기름진
일상의 무심한 4차선 큰길 뒤에
이젠 보듬어야 할 더 많은 달동네 뒷골목
거기엔 우리들이 숨겨놓은 자화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