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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으아리

by 아 짐 2008. 5. 24.

 

 

 

 

 

 으아리

 

                      김종태



   으아

   너는 하나밖에 몰랐었다

   저 현란한 숲속에서 버티며

   순결 하나만을 의지해 온 너

 

   으아

   너는 둘을 알았다

   순결 속에서 어느새 싹터 응어리진

   불타는 정열을 어이 하리

 

   으아

   너는 두렵다

   하늘이 찢어지는 그 고통 속에서도

   찬란히 피어나는 무지갯빛 환희가

   이제야 네가 한 송이 꽃이었음이

   몰랐던들 몰랐던들 아예 몰랐던들

 

   으아

   너는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님을 안고 천년을 괴로워 하느니

   차라리 님을 보내고 밤새워 홀로 우는 것이

   네가 여태껏 살아온 방법이었는데

 

   우는 님 술잔 속에 눈물 방울질 때

   으아리 꽃잎 하나 뚝 떨어지고

   뒤돌아서며 그 님 한숨 쉴 때

   네 꽃잎 또 하나 바람에 흩날린다

 

   으아 어쩔거나

   가도 갈 수 없는 숫된 사랑을

   아으 도리없네

   보내도 떠나지 못 하는 그 님의 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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