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리
김종태
으아
너는 하나밖에 몰랐었다
저 현란한 숲속에서 버티며
순결 하나만을 의지해 온 너
으아
너는 둘을 알았다
순결 속에서 어느새 싹터 응어리진
불타는 정열을 어이 하리
으아
너는 두렵다
하늘이 찢어지는 그 고통 속에서도
찬란히 피어나는 무지갯빛 환희가
이제야 네가 한 송이 꽃이었음이
몰랐던들 몰랐던들 아예 몰랐던들
으아
너는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님을 안고 천년을 괴로워 하느니
차라리 님을 보내고 밤새워 홀로 우는 것이
네가 여태껏 살아온 방법이었는데
우는 님 술잔 속에 눈물 방울질 때
으아리 꽃잎 하나 뚝 떨어지고
뒤돌아서며 그 님 한숨 쉴 때
네 꽃잎 또 하나 바람에 흩날린다
으아 어쩔거나
가도 갈 수 없는 숫된 사랑을
아으 도리없네
보내도 떠나지 못 하는 그 님의 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