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
김종태
겸손하게 땅에만 깔리는
두 장 널푸른 잎사귀
어루룽더루룽 얼룩무늬라 얼레지인가
수줍어 고개 숙이고도
서러움에 지쳐 젖혀진 꽃잎
얼러리 꼴러리 얼레지이지
한 자 깊숙 숨겨진 알뿌리
캐어보려는 얄궂은 심사
언 땅 헤집고 이른 봄 나와도
어르고 뺨치는 무정한 세상
높은 산 깊은 골 어느 누구를
못내 기다리다 이젠 토라져
몰라요 몰라 머리칼만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