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김종태
옛날 옛적 그랬다지
양심범 목을 자를 때
흰 피가 솟구쳤다고
정말이지 신의 장난으로
목을 베거나 팔다리를 자를 때
흰피가 솟구친다면
우리의 절반은 죽거나 병신일텐데
불행 중 다행으로.
정의 때문에 죽어간 자
피도 흘리지 않고 죽었고
홀려도 붉은 피였대나봐
그래서 결국은
누가 진짜인지
무엇이 정의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그나저나 저 씀바귀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쓰레기 같은 이 세상에서
지가 무슨 이차돈이라고
저리도 흰 피를 하냥 홀릴까
오월 들판에 가날피 흐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