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김종태
어머니 시들은 젖가슴에서
찔레꽃 향기가 난다
아직도 아무도 치우지 못한
산비탈 돌밭 한귀퉁이 찔레꽃
어머니 말씀대로만 살던 큰누이
홀로 호로자식들 뒷바라지하며
육십 넘게도 가시에 찔려가며
처음 맡아보는 찔레꽃 향기가 난다
꿈 많고 욕심 많던 작은누이
아직도 꿈을 깨지 못하고
잠 없는 꿈속을 헤매며
어디선가 맡은 듯한 찔레꽃 향기를 날린다
잠시 화려했던 전설을 잊지 못한 채
홀로 사는 고난이 무엇인지를
홀로 깨우치려는 막내누이는
아직도 젖내음 같은 찔레꽃 향기를 간직하고 있다
먹골 김사만씨 네 여자들은
저마다 다 개골창 밭을 뒹굴며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피울 적마다
슬픈 찔레꽃 향기를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