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방울꽃
김종태
많다는 사람 중에
너 말고 누가 있으랴
넓다는 하늘 아래
우리 말고 누가 있으랴
너는 나를 빼어닮은 반쪽
얼싸안아 보듬고 살아보자꾸나
내 품에서 부시시 기지개 켜는
네 환한 얼굴을 보면
텅 비었던 가슴
더 이상 쓰라릴 줄 몰라
그래, 산다는 게 뭐 별 것이냐
믿을 것 하나 없는 이승에서
너는 나를 믿고
나는 너를 지켜보며
우리 사이 꽃대궁 솟아오르면
구리고 비리고 시어터진 이승에서
올망졸망 알알이 향기를 뿜어보자
욕심없는 나
꾸밈없는 너
향기로운 우리 꽃대궁
얼싸안아 보듬고 살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