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용담
용담
김종태
인생살이 얼마나 쓰기에
용의 쓸개라고 불렀을까
화사한 봄
얼굴 먼저 매만져
사랑 독차지하는 이도 있고
긴긴 여름
온갖 정열과 속삭임으로
마음을 빼앗는 이도 있건만
그 긴 기다림의 세월을
피멍 맺혀가며 참고 참아
서리 허옇게 내리는 지금
잡초 시들어 가는 사이에
서러운 정절로 피어 있구나
갈 길 늦은 나그네여
잠시 곁에 쉬어
한 모금 보고 가오
가거든 이 추운 세상에도
아직 한 송이 남이 있더라고
부디 소식이나 전해 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