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김종태
한껏 모양을 내도
겨우 이렇답니다
뿌리 하나 변변치 못하고요
흉내만 냈지 잎도 찢어지고요
이 물을 벗어나지 못하고요
하냥 둥둥 떠 있어요
이제나 저제나 또 기다리며
반겨 주실 님 눈길 고대하며
사흘 밤낮을 열고 또 닫으며
붉은 가슴 새로이 열어 보지만
진작에 그럴 줄 알았지요
홀로 피고 져도 괜찮아요
노랑어리연꽃
김종태
잡지 못하는 욕망
버리지도 못해
마음이 어리니
생각마다 부질없다
달뜬 마음 허황한 꿈
둥둥 떠 바람에 나부끼고
내 영혼의 피를 빨아먹는
사랑하는 사람아
가련다 버리련다
가래떡처럼 또 뱉고
그 마음 또 몸으로 삼키니
한오라기 탯줄이 아직도 붙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