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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원추리(의남초)

by 아 짐 2008. 5. 24.

 

 

 

 

 

   원추리

  

                               김종태

 

   난초는 술을 깨게 하고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한다는데

   근심을 모두 잊어야 할 이들이

   뒤척이며 돌아눕는 망우리

   공동묘지 구석배기 드문드문

   흩뿌려 피어난 원추리

   그 곁에 앉아도 샘솟는 근심들

   뒤숭숭한 세상을 내려다 보며

   영혼들도 남겨진 미련을 못 버려

   새소리 바람소리에도 돌아눕는데

   얼기설기 대추나무 연 걸리듯

   뒤엉킨 이승의 한 톨이야

   산다는 건 어차피 죽고 살기

   근심 두려워 삶이 구겨지리오

   산바람에 원추리 가로 흔들리며

   점잖게 한 수 가르쳐준다

   어린이처럼 단순하게 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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