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
김종태
세 번씩 세 번 삼세 번을
한껏 뽐을 낸 초록 맵시
가녀린 잎사귀 풀밭 속에 빼어나다
하느작 꽃대는 하늘을 받들어
벌 나비 앉아도 흔들리며 설레인다
아침마다 이슬로 씻지 않아도
새벽보다 더 푸른 얼굴
오동동한 입술 왜 그리 화났노
아 벌려 봐 더 활짝
바람에 흔들려 쌩끗 짓는
미소 사이로 훔쳐 보았다
피보다 진한 단심
태양보디 빛난 노랑
네 가지 원색만으로 어쩌면 너는
이리도 나를 부끄럽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