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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종로구 고샅길 창신동~ 혜화동

by 아 짐 2009. 11. 1.

일요일 비 예보가 있어서 산행예약도 안하고 아침에 적당히 움직이려 알람도 꺼놓고 맘놓고 간만에 늦잠을 잤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9시가 넘어서야 일어나니 산행 생각도 없어 티브시청하고 늦은 아침을 먹으니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간다.

어영부영 오후 2시가 되고.. 다시 점심.. 시간이 지나가니 오늘 하루가 아깝다.  어딘가를 뭔가를 해야할것만 같은 아쉬움이 스물스물..

찾은것이 종로구 고샅길중에 집에서 제일 가까운 창신동에서 올라 성곽걷기를 해보려고 집을 나섰다.

  

동묘역 2번 출구로 나와 신설동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면 도로변에 동망정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건너편 동묘입구는 벼룩시장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아찌는 성곽걷기는 관심이 없고 정신을 저곳에 빼앗긴다. 저곳말고 근처 학교에 크게 일요일 열리는 장터가 있는데 거길 가자고 한다. 안됩니다~~ 오늘 나온 목적을 잊으셨는지요~~ 그건 다음에..

모른척 밀어부쳐 함께 창신동 골목길을 오른다. 요즘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좁은 골목에 가파른 계단을 끼고 늘어선 주택들..

나도 신혼시절 이사를 많이 다닌터라 이곳은 이삿짐을 어찌 옮길까 그것이 제일 걱정이 되는 요즘 보기드문 서민주택단지다.

 

 

골목길을 접어드니 강경대기념관이 있고 그 벽면에 이런 글씨를 새긴것을 보게 된다. 명지대학교 1학년.. 아직은 어린나이에 투쟁을 하다 

백골단의 쇠파이프로 맞아 사망한 열사의 기념관이다. 이런 희생으로 민주화는 빛을 보게 되었지만 민주화란것이 오긴 온것인지..

 

골목 끝에 창신근린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위에서 마이크음이 들려 온다. 무슨 제를 올리나? 하고 부지런히 올라갔다.

원래 굿판 구경이 재밌는 구경이라 잰걸음으로 올라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모여있고 음식 냄새와 막걸리 냄새가 진동한다.

 

 동망정

 

 

단종비 정순왕후의 추모굿을 했던 모양인데 지금은 파장으로 상을 정리를 하고 한쪽에 앉은 고수인가? 소리꾼이 아직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큰 제였던 모양인데 끝나서 아쉽다. 서울에서 굿구경하기란 힘든일인데 조금만 부지런을 떨었더라면하는 후회를 해보지만 부질없는 일이다.

이런 행사가 있는지조차 몰랐으니까..

 

 

 동망정 아래 묘각사를 구경왔다. 좁은 출입구가 외인의 발길을 거부하는듯 불자가 아닌 나는 들어가기가 뻘쭉하고 힘들다.

일반 사찰은 개방되어있어 불자가 아니어도 구경은 자유롭게 했는데 이곳은 저 높은 대문턱을 넘어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다 살금살금

도둑고양이처럼 들어가보았다.

 

 

 

 

 

절마당은 들어갈 엄두가 안나서 입구에서 두리번 거리다 돌아서 나왔다.

성곽을 돌아보려면 다시 창신공원으로 올라가야 한다. 사찰에서 삼거리 방향으로 올라가면 좌측으로 좁은 계단이 있다.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않은 동망봉에 이렇게 비석만이 옛일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공원을 벗어나 주민운동기구있는곳으로 오르지 말고 콘크리트 도로을 따라 우측의 길을따라 걷다 좌측 마을 골목길을 가다보면 도로 내리막을 가게 된다. 이곳 내리막 마지막 삼거리에서 건너편 마을인 성곽을 가야하니 창신동 도로로 내려 갔다.

이곳으로 내려와보니 예전에 매운냉면을 먹으러 왔던곳이다. 동망봉을 안가고 곧장 성곽겉기만 한다면 창신역에서 내려서 가면 훨씬 빠르게

이곳에 도착할수 있었는데 나는 창신동 동망정을 둘러보다보니 돌아 돌아 이곳에 도착했다.

아찌한테 이곳에 매운냉면 맛있게 하는곳 있다하니 점식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먹고 가잔다. 깃대봉냉면이라고 많이 알려진집이다.

어찌나 매운지 입안이 얼얼.. 아니 개운하다. 먹고 냉면집에서 도로를 건너 다시 가파르게 경찰기동대 옆 도로를 오른다.

굽이도는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마을의 모습들.. 주택계량은 되었지만 이런 높은곳에 닥지닥지.. 어릴적 살았던 동네가 생각난다.

 

산동네를 올랐다 다시 내려서면 앞에 성곽이 보이기시작한다.

 

창신동에서 마을버스 03번을 타면 이곳에 쉽사리 올수 있다. 낙산공원 성곽옆에 버스종점이 있다,

 

성곽에 들어서니 좁은 암문이 보이고 옆에 자그마하게 성곽일주는 이 문 밖으로 나가라고 표시되어 있다. 밖은 성곽주변 공사중이다.

 

 밖에서 성곽길을 옆에 두고 걷지를 못하고 마을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게 되었다. 한참을 내려가니 이곳은 내가 가고자했던 낙산공원이 아니고 삼선교로 내려가는 도로이다. 성곽일주는 아마도 삼선교로 내려가서 혜화문과 연결되는게 아닌가 하지만 오늘은 공사중이라 일정이 허사가 되었다.

 

삼선교에서 다시 대학로로 걸었다. 대학로에서 낙산공원을 오를 계획으로.. 걷다보니 혜화동 우측 언덕위에 혜화문이 보인다. 어릴적 고모집에 갈적에 혜화문 앞 골목으로 올라다녔었는데 그때도 저곳에 저런것이 있었나 싶고 기억에 없다. 어릴적이라 관심밖이어서 안보였는지..

 

혜화동성당의 종소리가 울린다. 이곳은 김수환추기경님이 기거하시던곳이었는데..

요즘 이런 종소리도 듣기 힘든데 도심속에 조용히 울리는 성당의 종소리가 새삼 냉담하고 있는 죄인의 가슴을 함께 울리게 한다. 

6시미사 종소리가 끝나갈즈음 한무리의 사람들과 마주대하게 되었는데 어라~~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대학로 광장에서 지금 사진에 보이는

물길 기념식이 있었나보다. 이 물길은 북악산에서 시작하여 청계천까지 흐르게 된다고 한다.

 

너무 집에서 늦게 나와 어둠이 벌써 짙게 내려앉아 구경은 그만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나도 혼자 다녀야지 아찌랑 함께 다니니까 내 마음껏

구경하며 다닐수가 없다. 이런데 관심이 없나보다. 낙산공원은 방송통신대 옆으로 오르면 된다.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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