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한옥마을 탐방을 짧게 돌아 보려 한다.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오면 현대사옥이 있고 현대사옥의 좌측 골목길로 들어 선다.
현대사옥 앞의 이정표
전체적으로 낮으막한 건물에 조금은 옛스런 간판이 눈에 띄는 정겨운 거리이긴 하지만 한옥마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한옥 건물은 대부분이 공방과 게스트하우스와 찻집이 자리 매김하고 있다. 나는 주민이 기거하고 있는 마을을 보고 싶었는데 아마 내가
지나간 동네 말고 다른곳에 또다른 한옥 마을이 있나 싶다.
대문을 보니 어릴적 성균관 대학교 뒷쪽에 작은할머니댁이 있어서 놀러가곤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내가 태어난곳은 성균관대학 뒷쪽
대학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고 할머니댁은 성대 좌측 담장을 끼고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나무 대문이 삐걱하며 열리는 그런곳이었다. 어릴적이라 많은 기억이 나진 않치만 부엌이 깊고 부엌 위에는 커다란 다락이 있었고 대문을 들어서면 한켠에 작고 깔끔한 화장실이
지금 생각해도 어찌나 깔끔하였던지 밥알을 흘려도 주어 먹어도 될 정도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불현듯 그곳이 가보고 싶다.
아직도 그집이 있을까?
명륜동에서 종암동 서울사대부고 옆의 한옥집으로 이사왔었는데 그집도 저런 나무 대문이었지만 명륜동의 할머니집과는 규모도 크고 격이
조금 떨어졌던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종암동 그 집이 궁금해서 일부러 찾아가보았는데 ㄷ자 형식의 11칸 짜리 커다란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별로 크지가 않다. 집의 형태도 많이 변형되었고..
지나간 흔적은 마음속에 둘뿐 그것을 확인하려 하는것은 미련한짓인것 같다. 지나간 사랑도 마음속에 있을때는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지만
무엇인가를 확인하려 한다면 아마 실망감만이 남을것이다.
혼자 길을 걸으며 옛추억에 잠겨 걸었다. 어릴적의 추억의 토막들이 많이 생각 난다. 햇살이 따사로와 산책하기 좋은 날씨다.
북촌길을 정면으로 끝까지 걸어가면 중앙고등학교 건물이 길을 막아 선다. 교정을 둘러 보았다. 중앙고등학교본관(구 중앙고보 본관)
본체는 2층이며 탑부는 4층이다. 사적 제281호
중앙고등학교 동관과 마주보고 있는 서관 (사적 제282호, 283호)
고등학교 캠퍼스가 이렇게 넓을줄은 몰랐다. 여느 대학교를 걷는 기분이다.
축구장에서 보이는 창덕궁의 한적한 모습이다. 창덕궁은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서만 이동할 수 있는곳이라 이곳을 신비스런 기분으로 들여다
보았다. 적막이 흐른다.
이 정자는 아마도 버려진듯 방치되어 망가져 가고 있고 그 옆에 벚꽃만이 흐드러지게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다.
학교를 둘러보고 중앙고등학교 좌측 언덕으로 올라 주택가 내리막으로 갔다. 솟을대문처럼 높은 대문안에 자목련이 곱게 피어 시선을 끈다.
한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참 부드러운데.. 창호지를 붙이는 집에서 언제 살아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초등학교때 엄마가 풀쑤어 문살에 한지를 붙이신거는 같은데 왜이렇게 아무 기억이 없는지..
작년 11월에 성곽길을 둘러보려 동묘쪽에서 시작하려고 창신동 동망정을 올라갔다가 정순왕후 추모굿을 본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문화재다.
작년 11월 사진.. 정순왕후는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을 향해 매일 이곳 동망봉에 올라 단종을 그리워하며 복을 빌었다 한다.
흐드러진 목련을 올려다 보니 아직은 훤한 하늘에 낮달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안을 들여다 보니 탑과 불상이 마당에 보이는데 몇시까지 개관을 하는지 문은 굳게 닫혀있어서 들어가 보질 못했다.
안국동에서 시작해서 창덕궁으로 돌아 내려 왔다. 시끄럽지 않은 정서가 넘치는 동네인것 같다.
가을과 겨울에 창덕궁을 방문했었는데 봄날 흐드러지게 꽃이 피어있는 부용정과 부용지가 보고 싶다.
이제 잎이 나고 있는 이 은행나무가 무성하여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에는 가지가 휘어져라 하고 열매를 매달게 된다.
세월은 제 철을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순리대로 잘도 흘러 간다. 나도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고 싶다. 아직은 내가 자식에게 그늘이 되어주고있지만 언젠가는 쓸쓸한 가을이 오리라는것을 생각해 본다. 그날이 멀지 안음에..
토요일 오후 퇴근하여 약 두어시간을 과거로의 여행을 다녀왔다. 터덜터덜..두리번 두리번..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해가 길어지니 토요일 오후의 자투리의 행복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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