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지 마음이 적적할때 집을 나선다 발걸음은 오라는 곳도 없건만 종로로 향한다 항상 종로 3가 여기가 나의 방황의 시발점이다
서울극장앞에서 1관부터 쭉 훑어본다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한다거나 프로가 마땅치 않으면 다시 발걸음은 지하도 건너 종묘공원쪽으로 간다 운 좋으면 섹스폰을 부시는 멋쟁이 할아버지도 만날수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누구는 웅크리고 해바라기하는가하면 섹스폰 할아버지는 그들을위해 목에 힘줄을 드리우며 흘러간 노래를 깊게 깊게 부신다 가슴속에 파고드는 섹스폰소리.. 처량도 하여라
불쌍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종묘공원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관철동쪽으로하여 창덕궁지나 창경궁이있는 원남동 로타리로... 그냥 걷는다 고궁길을 따라 밤이면 오소리며 짐승들이 건너다닌다는 종묘에서 창경궁을 잇는 다리 둘도 못걷고 혼자만이 걸을수있는 좁은 인도 그 옆의 높디 높은 돌담 돌담옆에 자그마하게 그냥 걷는 중년의 여인네...
그렇게 돌담길 돌아 마지막 가는 곳은 인사동 여기도 기웃거리고 저기도 기웃거린다 천상병 시인의 부인이 운영하는 귀천도 들여다본다 자리가 좁다 나이드신분들이 많다 통인방에 들어가 알록달록한 우리 전통의 물건들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지함공예는 관심있어 살며시 만져도보고 고운 베보자기 바느질도 유심히 바라보고... 바늘땀이 너무 곱다 찻잔 받침부터 등공예품까지 다양한 작품에 잠시 넋을 잃는다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디자인도 메모도하고 이리저리 돌려보며..
한참을 돌아다녀 이젠 차 한잔 하고 싶다 경인 미술관으로 간다 신 벗고 반질반질 닦아놓은 마루로 올라 얌전하게 깔아놓은 공단 방석에 앉아 다기잔에 얼마든지 우려먹어도 좋다는 국화차 한잔을 주문한다 꽃잎을 띄워 주는데 국화향이 없다 성급한 판단일까 다른차를 마시고 싶다 시원하게 오미자 화채가 내 입맛에 딱 좋다
얼음물까지 다 마시면 난 이제 일어난다 이렇게 종로며 인사동이며 누비고 다녀도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는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겁다 방황이라 말하고 싶지않다 충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에너지는 어느곳에서든 내 마음이 가는곳에서 얻을수있다 요즈음은 푸르른 연녹색의 자연의 숲에서 얻고있다 녹음이 짙어지는 산하 그곳 쉼터에서 또다른 안식과 평안을 얻는다 |
여행스케치
[스크랩] 인사동
출처 : 어울림3050
글쓴이 : 아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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