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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공룡능선(오색~ 설악동)

by 아 짐 2008. 10. 14.

 

일 시 : 2008. 10. 12

참 가 : 사파리산악회

코 스 : 오색- 대청봉- 중청대피소- 소청안부- 희운각- 무너미고개- 신선봉- 1,275봉- 마등령- 비선대- 소공원- 주차장

 

작년 이맘때 오색에서 소청, 봉정암 거쳐 수렴동계곡으로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걸었던 힘들었다기보다 아름다웠던 기억이 새로운

설악인데 이번 산행은 많이 힘들었다. 하기사 공룡능선이 아무나 갈수있는 그런 코스는 아닐테니 각오하고 출발은 했지만..

무박산행이 오래간만이라 그럴까 멀미에 잠은 한숨도 못자고 대청을 올라가는데 속이 울렁거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면 빙빙 돈다.

 

바닥만 쳐다보며 대청을 오르는데 앞에서 진행이 안되고 별안간 정체현상이 생겼다. 모두 하늘의 별을 구경하느라 진행을 못한다.

하늘에 별이 쏟아져 내릴듯 은하수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내가 언제 보았었던지.. 아주 오래전의 일인듯 하다.

작년에는 두시간반 걸려 대청을 올랐는데 올해는 세시간도 넘게 걸렸다. 아마도 울렁증 때문인듯하다. 오늘 하루 고생길이 훤하다.

대청에서 일출을 보기에는 시간이 일러 중청으로 내려와 대피소에서 한 20며분 눈을 부치고 나오니까 조금 살것 같다.

 

그사이에 많이 환해 졌다. 여명이 비추기 시작한다.

 

낮게 깔린 구름이 많아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보기 어려울것 같고

 

 

온몸을 불사르며 아침을 여는 태양의 움직임이 역동적이다.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대형버스 넉대가 출발했는데 혼자 산행을 한다는것이 조금은 썰렁하다. 산행은 혼자하는것..

난 이곳 풍경이 참 좋다. 능선을 이어가는 사람의 행렬이 아름답게 느껴져서..

 

 귀때기청봉과 뒷짐지고 있는 가리봉과 주걱봉도 아침햇살에 붉은 빛을 띄니 그윽한 느낌이다.

 

화채봉 칠선봉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짙은색의 능선길..

 

울산바위 뒤로 멀리 동해바다도 구름속에 숨어서 부옇게 드러낸다.

 

 갈림길에서 희운각으로 진행했다.

 

  

 

 

올려다본 대청의 무너져 내린듯 흘러내린 계곡의 모습.. 저곳이 죽음의 계곡?

 

 

 희운각으로 내려가며 화채봉 방향으로 역광을 받은 고목의 모습이 절묘하다.

 

 

이어지는 계단길에 싫증이 날즈음 희운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곳에서 요기를 할수있으려나 했더니 희운각이 지금 공사중이다.

준비해온 빵과 과일로 조금 속을 달래놓고 다시 출발.. 8시반까지 무너미고개에 도착해야 공룡을 갈수있다고..

 

물보충도 해야할것 같은데 약수터가 어딘지 찾기가 귀찮아 자그마한 생수를 샀다. 희운각이 공사중이라 생라면과 생수만 판매를 하고 있다.

여럿이 오면 저렇게 둘어앉아 휴식을 할수있을텐데..

 

 

 단풍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많이 진것 같다. 위쪽은 낙엽이 수두룩..

 

 

 

신선대에서 바라본 내가 가야할 공룡의 등날의 모습 천화대..1275봉과 큰새봉..그 뒤로 마등령. 까마득하다.. 에구 무시라..

 

 1275봉의 깍아지른 모습이 장관이다. 바위꾼들은 범봉과 천화대의 석주길을 간다지.. 암벽은 안하지만 전설처럼 들려오는 석주길의 사연이

생각나 더 두렵고 한편 아름답다.

 

 범봉

 

 

 

 대청에서 희운각까지는 단풍이 거의 지고 없는데 이곳은 절정이다.

 

 

 

 큰새봉과 1275봉

저 높은곳에 언제 올라갈까 까마득한데 한걸음 한걸음 옮기다보면 언제 그자리에 내가 서있다. 이곳을 둘러봐도 저곳을 둘러봐도 웅장한

바위와 기암과 이제 물들기 시작하는 어설픈 단풍까지 찬찬히 눈에 마음에 담아본다.

힘들어서 다시는 못올것같은 생각에..

 

1275봉 꼭대기까지 오를수있다는데 모르고 지나쳐와서 너무나 안타깝다. 혼자다니니 뭘 알아야말이지..

 

 

 

 

 

 

 

 

 

 옆의 1275봉 하단에는 산을 사랑하다 간 님을 기리는 동판이 새겨져 있다.  이 봉우리를 오를적에 어느 남자분이 이곳만 넘어가면 편안한

능선길입니다 ~~ 힘내세요 하고 지나간다. 왠걸.. 여기서 마등령까지 아직도 몇번을 더 올랐다 내렸다해야 하는구만..

다른일행한데 사진 한장 부탁하고 하염없이 앞 능선만 바라다 보고 있다.

 

 

 

 

 

세존봉 뒤로 울산바위와 달마봉과 이제는 시원한 동해바다가 보인다.

 

 

 

 

천신만고끝에 마등령에 도착했다. 아찌가 너는 아직 공룡은 힘드니까 나중에 가라고 하는것을 갈수있다고 벅벅 우겨서 왔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갖다대도 역부족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있었는데..

한발짝도 걷기가 싫다. 하지만 난 걸어야 한다.

 

 대청도 중청도 멀리에 보이구

 

 너무나 가고 싶어하던 용아릉도 보이구

 

설악골의 아름다운 풍경도 보인다.

오늘 어렵게 벼르다 온 산행인데 힘은 들었지만 정말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

마등령을 지나서부터는 사진도 귀찮다.

내리막에 무릎이 아파와서 힘들었다. 한번도 무릎이 아픈적이 없었는데 오늘 산행이 많이 힘겨웠나보다. 내리막 바위지대는 몸을 움찔하게 만들고..

금강굴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오를까 말까.. 나는 결국 뒷걸음질을 쳤다. 다음을 기약하며..

   

 비선대 계곡에 발을 담그니 아~~ 이제는 살겠다. 바위는 이끼에 미끄럽고 물은 어찌나 차가운지 정신이 번쩍 난다.

 

 비선대 장군봉에는 바위꾼이 매달려 있다. 아직도 주차장까지 가려면 멀지만 그래도 마음은 무쟈게 편하다.

한가롭게 바위꾼의 바위짓을 구경하다 배도 너무 고프고 기다리는 일행들 생각에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천근만근이다 ㅎㅎ

 

 

휴~~ 다왔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국밥에 밥을 말아주어 맛있게 얻어먹고 차에 올라 앉으니 어느새 잠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한시간반가량을 죽은듯이 잤다. 토요일 5시에 퇴근해서 저녁먹고 9시 20분에 태릉에서 차를 타서 다시 태릉에 다음날 10시반에 도착했다.

25시간만에 집에 도착했다. 아찌가 혼자 공룡다녀왔다고 수고했다고 어깨를 두드려 준다.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아찌는 다 고쳐놨다고 시시해서 안간다는데 나는 이게 뭐야.. 그래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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