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설악산

귀때기청봉~ 상투바위골

by 아 짐 2009. 10. 12.

일 시 : 2009. 10. 11

참 가 : 군자마운틴클럽

코 스 : 한계령-삼거리-귀떼기청봉- 상투바위골- 장수대분소

 

귀때기봉이 가고 싶어 아찌랑 헤어져 산행을 예약했다. 연가와 산행지가 같은데 출발지가 가깝고 시간이 늦은 태릉을 택하느라

지난번 영월 구봉대산을 함께 갔던 군자산악회를 좇아 아침일찍 일어나 태릉에서 출발한다.

가평휴게소에서 된장국에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하여 목적지인 한계령에 11시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단풍철이라 많은 차량이 도로를 메우고 있다. 운영진에서는 6시간을 잡고 늦어도 오후 5시까지 하산 완료를 당부한다.

한계령 능선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는 중청방향으로는 가보았지만 좌측으로 빠지는 귀때기봉 가는 길은 처음이다.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더니 이곳 설악에 도착하니 하늘에 구름이 많고 대체로 맑아 산행하기에 날씨는 양호하다.

 

한계령휴게소

언제고 이곳에 닿으면 가슴이 설레인다. 내가 가야할 목적지가 어디이든 상관없이 설악의 관문처럼 느껴지는 한계령이기 때문일까.. 

산행에 앞서 눈앞에 펼쳐지는 암릉의 도열을 눈에 담는다.

 

휴게소쉼터에서 바라보는 칠형제봉의 모습

흘림골을 갈때 저 봉우리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올라 갔었지.. 칠형제중에 아마 5번째가 가장 키가  컸던가?

 

 

11시에 산행시작.. 산행시작이 너무 늦었다. 남교리와 한계령 삼거리 갈림길에서부터 많이 정체되어 이리 되었다.

한계령휴게소 좌측가파른 계단을 준비운동도없이 무작정 오르니 에고 초장부터 숨차고 다리아프고.. 일단 천천히 올라본다. 가을 산행에

한층 들떠있는 알록달록한 등산객 행렬이 단풍보다 더 아름답다.

 

계단을 올라서니 칠형제봉이 더욱 가깝게 다가 온다.

 

이제 시작이다.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예전에 이곳을 지날때는 늦은 진달래인지 철쭉인지..꽃과 함께 바라다보던 선바위가 지금은 상록수에 둘러싸여 굳건하게 보인다.

지나간 시간들은 기억에서 희미해져 한계령에서 귀때기 갈라지는 삼거리까지의 길이 왜 예전에는 능선상에서 가깝게.. 짧게 느껴졌을까?

가파르게 곤두박질치던 길은 아예 생각도 안나고 ㅎㅎ 여그가 거그야?  에고 한심한지고..

 

시야가 막혀 답답하더니 어느사이 뻥 뚫려 설악의 심장부가 드러난다. 공룡능선은 구름속에 숨바꼭질을 하고..

 

 

 너덜지대의 시작점이다. 너덜지대라하나 날씨가 좋고 바위 흔들림이 없으니 걷는데 불편함은 없다. 오히려 신기하다. ㅎ

 

멀리 나아가야할 능선이 보이고..

 

끝청, 중청, 대청도 보이고..

 

귀때기봉이 점점 가까와 진다.

 

 

 

중간 너덜겅에 오니 오시가 지나 이곳저곳에서 식사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배가 마이 고파~~

 

 

황철봉도 너덜이 심하다지? 참 신기하다..

 

 

가리봉, 주걱봉의 모습이 우뚝하고..

 

 

연가 산행 시간이 빨라 이곳 군자산악회를 쫓아 왔는데 이런.. 연가 한국인님과 일행이 보인다. 함께하지 못해 죄송스러워서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 그런데 왜 일행들은 안보이고 세분이지?

 

 

정상이 지척이다.

 

 정상 사면으로 멀리 툭 튀어나온 안산도 보인다. 오래전에 장수대에서 안산까지 짧게 살짝 댕겨왔었는데 ㅋ

 

11시 한계령 출발하여 이곳까지 근 2시간여 걸린것 같다. 아직 갈길이 많은데 지금이 1시 50분.. 

아직 점심도 안먹었는데 5시까지 장수대에 간다는것은 내 속도로 불가능하다. 일행들 거의가 아직 이곳에 있는데 시간 예측을 잘 못한것같다.

 

 

봉우리를 몇개를 더 넘어야 장수대 삼거리 능선에 도착할텐데.. 식사를 하고 있는데 선두 대장님이 원하는 사람은 귀때기봉 내려가면서 좌측으로 상투바위골로 갈 사람은 가보라고 한다. 예전에는 다니던 길인데 수해로 등로가 많이 파손되어 길이 있으려는지 모르겠는데 시간은

많이 단축된다고.. 나는 시간과 관계없이 장수대는 여러차례 가보았고 상투바위골은 미답지인지라 산행지도 배부할때부터 어떤곳일가 궁금하던차에 두번 생각할 여지도 없이 상투바위골로 하산을 결정했다.

 

저 아래 보이는 계곡이 상투바위골 계곡 초입이다.

 

 

 출입금지 팻말이 버젓이 있는데 불법을 저지르면서 이곳을 선택했다. 호기심이 병이지..

 

 

 

흐릿한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니 거친 계곡이 보인다.

수해에 망가지고 뿌리째 뽑힌 커다란 나무가 여기 저기 보이고.. 자연의 위력에 우리 인간은 무기력하다.

언제 어떻게 복구를 시킬것인지..

 

 

조심 조심.. 두리번 두리번..

 

 

 

 

 

 망가져 건천이 되어버린 계곡에 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뿌리째 뽑혀 물길을 가로 막고 있는 나무등걸..

 

계곡에 내려온 길을 올려다 보았다.

 

앞으로 나아가는 계곡이 점점 깊어 진다.

 

 

별안간 모습을 드러내는 하얀 암벽.. 리더인 대장님이 내려가 보겠다고 잠시 대기하라 이른다. 그사이 나는 편하게 이렇게 사진을 남겼다.

 

이곳은 상투바위골 3단폭포의 최상단부의 모습이다.

대장님은 가파라서 이곳으로 내려갈수 없다고 한다. 이곳을 우회하자고.. 해서 계곡의 좌측 경사면을 오르기로 했다.

 

대장님이 앞서 경사면을 오른다. 가파르지만 이곳은 그래도 오를만 하다. 능선으로 올라 좌측 능선 아래로 애돌아 다시 능선부로 올라

계곡을 향해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온다.

 

이곳이 상투바위골인데 이 바위가 상투바위 같지 않은가? 

 

우리팀 말고 대구 모산악회 일행 몇명도 이곳에서 만났다. 이들은 폭포 아래로 내려가 본다고 모습을 감췄다. 우린 안전하게 폭포를 우회하여

사면길을 올랐고..

 

 

 

우회하여 내려와 만난 비경이다.  첫번째 폭포를 무사히 내려와서는 이것이 고생 끝이라고 생각한 우리 일행은 한가하게 앉아 과일을 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시간은 자꾸가는데.. 거기에다 우리 말고 군자일행이 뒤에 여러명이 계곡을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우린 이곳에서 이들을 기다려 우리와 함께했던 대장이 폭포 아래로 올라 자일을 내려 후미를 경사면을 오르지 않고 안전하게 폭포를 내려오게했다. 위험하니 함께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이다. 시간은 이미 오후 5시 25분.. 아직 가야할곳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곧 어둠이 내려올것 같다.

이곳 삼단폭포에서 얼마 내려가지않아 다시 이곳보다 훨씬 높은 폭포를 다시 만났다. 주변은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다.

등로도 찾을 수 없다. 이곳을 지나가는 방법은 다시 능선으로 올라 다시 계곡으로 하산하는 방법을 찾을수밖에..

 

올라가는 경사면은 장난이 아니다. 가파르고 미끄러지고.. 돌이 구르고.. 의지가 될까하고 잡으면 말라 부러지는 나무일때는 정말 식겁한다.

입술이 바작바작 타온다. 온통 주변은 암흑이다. 대구팀까지 총인원은 약 15명.. 이 인원이 랜턴을 갖고있는 사람은 나포함 3명..

아쉬운데로 휴대폰의 불을 사용하기도 했다.

내리막은 가히 환상이다. 약80도 경사면에 낙옆이 쌓인 길아닌 길을 딪으면 미끄러지고..

남자들이 먼저 내려가 불을 비추며 한발 한발 딪는곳을 미끄러질까 손으로 받쳐주고 뒤에서 잡아주고..

어느정도 위험한곳을 내려왔다 싶은곳에서는 아예 엉덩이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이곳에서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나만 다치는것이 아니라 아래에 있는 사람도 방어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무더기 사고가 생길수 있다.

무사히 전원 계곡에 내려섰을때의 안도감이라니..서로가 서로를 격려했다. 고생많았다고.. 다시 이런 복병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얼마나 애간장을 태우고 안떨어지려고 용을 썼는지 다리보다 상체 어깨 근육이 뻑적지근하다. 입안은 빠작빠작 말라오고..

 

아무튼 모두 무사히 다친사람없이 장수대로 귀환할수있었다는게 얼마나 기뿐지.. 리딩하신 대장님의 노고가 너무나 크다.

거듭 그분께 수고 하셨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분은 내 랜턴이 밝고 성능이 좋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오히려 내게 감사를 했다.

나는 이번 산행에서 느낀게 많다.

첫째,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둘째, 산행에 있어 준비는 철저히 해야하고

셋째, 리딩자의 말은 무조건 복종해야하며

넷째, 한마음으로 뭉쳐야 살수 있다는것이다.

                                                                                                                                                      첨부이미지

야간산행을 해보고 싶었는데 설악에서 야간산행을 하게 될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ㅎ

후회는 없다. 오히려 다친사람없고 무사히 상투바위골을 다녀왔음에 만족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두려움 떨쳐버리고 하산지점에서부터 다시 올라보고 싶다. 환할때 상투바위골의 진수를 보고 싶어서..

무사히 산행을 마친.. 살아돌아온 계곡파 모임을 만들자고 우스개 소리를 했지만 언제 서로 고마운 회포를 풀고 싶다.

 첨부이미지

'설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잦은바위골 ~ 설악골  (0) 2010.10.18
설악산 달마봉  (0) 2010.10.11
공룡능선(오색~ 설악동)  (0) 2008.10.14
흘림골, 주전골  (0) 2008.07.07
장수대~ 남교리 12선녀탕  (0) 200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