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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나라야마 부시코

by 아 짐 2005. 8. 7.

  

손수건으로 닦을 수 없는 눈물!

가슴의 흐느낌을 멈출 수 없다!

 

슬픈 영화는 많다. 그러나 나라야마 부시코 같은 영화는 없다. 살아 남기가 힘들었던 시절

사람들은 그들만의 원칙을 정한다. 결혼은 장남만이 할 수있다. 두 번째 사내아이는 버려지며

여자이이는 한 줌의 소금과 맞바꾼다. 남의 음식을 훔치는 건 가장 큰 죄다.

그 가족은 산채로 매장된다. 그리고 누구나 70세가 되면 산속에 버려진다...

 

 

숨이 막힐듯 신비롭고 아름답다!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사람들은 자연속에 존재한다. 겨울의 눈, 봄의 꽃과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이 차례차례 등장하고 그 계절의 변화에 맞춰 삶은 자연의 숨결에 담겨진다.

사랑을 나누는 동물들과 인간의 모습은 마치 동화처럼 신비롭게 그려지며 나라야마 산의 웅장함과 마을의 생생한 전경은 스크린을 압도하는 힘을 뿜어낸다.

 

 

백년전 한 마을에 전설이 있었다.

 

일흔이 되면 나라야마의 꼭대기에서 삶을 마감해야 한다는...

 

 

어디선가 아이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올 겨울엔 오린 할머니가 나라야마 산에 간다네.

나라야마에..." 오린의 맏아들 다츠헤이는 아이들에게 돌을 던져보지만 어머니는 아들을 다그친다. "다츠헤이, 넌 아버지처럼 겁쟁이가 되면 안된다. 너에게 식구들의 목숨이 걸린걸 잊지마라.

입을 줄여야 식구들이 살아 남아...

 

 

여름 아들은 새 아내를 맞게 된다. 착하고 부지런한 새 며느리는 오린의 마음에 쏙 들지만 이제 그녀는 할 일이 없어졌다. 그녀는 자신이 죽을 만큼 쇠약해졌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 돌절구에 이를 부딪쳐 깨버린다. 그런 어머니를 쓸쓸한 눈으로 바라보는 다츠헤이.

그는 할머니를 버리지 않으려고 마을을 떠난 아버지를 평생 원망했지만 이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

 

 

가을 날이 선선해질수록 다츠헤이의 마음은 괴롭다. 그러나 그 해 가을은 유난히 흉작이었다.

어머니를 붙잡기엔 양식이 턱없이 부족하다. 며느리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밭에 모종을 뿌리고... 서서히 집을 떠날 준비를 하던 어머니는 어느날 아들에게 말한다.

"내일 새벽, 난 나라야마에 갈거다. 사람들을 불러다오." 그날밤, 마을의 장로들이 모이고 의식이 이루어진다. "산에 가실 때는 꼭 법을 지키셔야 합니다. 첫째, 산에 들어가면 아무말도 하지말 것. 둘째, 아무도 모르게 새벽에 집을 떠날 것..." 주의 사항이 말해질 때마다 다츠헤이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어진다.

 

 

겨울 새벽이 오고 어머니는 아들의 등에 업혀 산으로 향한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아들은 정상으로 향한다. 바위에 채여 발톱이 빠지고, 비탈 아래로 미그러지기도 하지만 그는 어머니를 내려 놓지 않는다. 나라야마의 정상에서 삶을 마감한 노인에게는 천국이 기다린다는 전설. 그에겐 정상에 가는 것만이 어머니께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마음이다.

 

집에 돌아온 다츠헤이는 자신의 아들/ 케사키치가 부르는 노래를 듣는다.

"할머니는 운이 좋아, 눈이 오는 날에 나라야마에 갔다네. 나라야마에..." 그는 가족들을 돌아본다. 그들은 이미 어머니의 옷을 나눠입고 있다. 그리고 마을은 눈으로 덮혀있다.

 

 

 

 

 

 

 

 

 

 

 

 

그해 겨울, 눈물 같은 첫 눈이 세상을 덮었다

 

나라야마라는 산이 있었습니다.

살아 남기가 너무나 힘들던 시절

일할 수 없는 노인들은 그곳에서 마감되었습니다

나는 올 겨울에 나라야마게 갈거다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업고

한걸음, 한걸음

낙엽을 헤치고 걸어갑니다.

길은 먼데 왜 시간은 빠른지...

하지만 길의 끝까지 나는 가야 합니다.

입술을 깨물며 그곳까지 가야 합니다.

그리고 가슴 가득 고인 슬픔을 꾹꾹 눌러 담고 돌아와야 합니다.

다시 삶 속으로...

 

 

 

슬픔으로 빚어진 山...

 

사람들은 그곳을 나라야마라 불렀다!!

 

 

나라야마 부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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