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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설악산 대청과 백담사 단풍

by 아 짐 2007. 10. 15.

일 시 : 2007. 10. 13~14

참 가 : 사파리산악회

코 스 : 오색- 대청- 중청-소청- 봉정암- 구곡담계곡- 수렴동계곡- 백담사- 용대리- 주차장

 

설악의 단풍을 보고 싶은 주체할수 없는 마음에 무리한 무박 산행에 나섰다. 강원도 지방에 약간의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접할때는

저 일기예보가 오보이길 기대하면서..

겨울 한라산 산행할때 사파리 산악회와 함께 산행하고 이번이 두번째 산행이다. 산행하겠노라 예약 전화를하니 4호차를 타란다

누구나가 가고 싶어하는 설악.. 이번에 비가 많이 와서 단풍이 안예쁘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와 상관없이 가고 싶었다

단풍이 예쁘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난 안가본 설악이니 가고 싶었다고 할까..

난 용아릉으로 봉정암가길 꿈꿨다. 허나 용아릉은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간을 좀 더 키워서 비대해지면 도전해볼까..

지금 조그마한 간으로는 지금의 선택이 최선이다. 하여 이렇게 먼저 봉정암을 간다

태릉역 저녁 9시 반에 출발하여 강변역 10시 좀 넘어 도착.. 차가 네대나 되어노니 자기 지정차 갈아 타느라 분주하다

잠을 좀 자두어야 새벽 2시부터 시작하는 산행을 할것인데 좀처럼 잠이 오질 않는다. 그저 애꿎게 눈만 감았다 떳다 할뿐이다

설악휴게소에 한번 정차하고 내리 달리는 차창밖은 어둠이다. 한계령 주변의 공사가 아직도 진행중인 모양이다.

새벽 2시.. 버스는 오색 대청봉 입구에 꿈을 안고 달려온 이들을 내려 놓는다. 오늘도 여전히 멀미를 해서 속이 불편하다

 

어둠속의 산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헤드랜턴을 켜고 왁자하게..

우리 말고도 다른 산악회에서도 속속 도착하여 올라오는지라 힘들고 말것도 없다. 그야말로 어둠속의 등산로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너무 느리다. 주제에 치고 올라선다. 멀미를 하여 속은 좀 불편한데 급할것도 없는 산행인지라 부담이 없어서인지 컨디션이 좋다

한참을 올라 옆으로 비켜 앉아 따끈한 커피를 한잔 했다. 잠시 앉아있는데도 땀에 젖은 등이 금방 서늘해진다.

얼른 겉옷을 입고 시간을 죽이고 있다. 하늘에 별이 반짝거리는것이 대청에서 일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감이 커진다

이대로 올라가면 대청에 도착하는 시간이 너무 이르다. 오후 4시까지 도착하라고 장장 14시간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져 너무나 여유롭다

 

대청 도착 05시 50분

아래에서 쉬며 올라와 시간이 얼추 맞게 도착한거 같다. 대청의 바람은 장난이 아니다. 옷을 있는대로 껴입고 해뜨기 기다리는데 구름이

많아 무정한 햇님은 구름위에서 떠오른다.

 

산이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듯 운무속에 덮혀 있다. 아름답다.

대청 표지석은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엄두가 안난다. 이곳을 빠져나와 중청 대피소도 그냥 지나치고 소청으로 향한다.

 

서서히 대청 구름뒤에서 붉게 타오르고 있다.  

 

설악도 함께 붉게 타오른다. 온몸으로 태양의 정기를 빨아들이듯.. 나도 설악과 함께 커다란 심호흡을 해본다 

 

소청으로 향한다. 설악이 나인지 내가 설악인지 모두 하나 되어 함께 흘러 가고 있다

 

멀리 내가 가야할 백담사가 운해 속에 잠겨 있다.

 

지난 6월 한계령에서 올라 이곳을 지나 천불동 계속으로 하산했었는데 다시금 이곳을 오니 지기를 만난듯 반갑기 그지없다 

 

07시 소청산장 도착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조금 내려오니 소청산장이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한다.

라면도 끓이고 김밥, 빵 각각의 준비해온 식사를 하는데 옆에서 버너에 누룽지 끓이는 팀이 너무나 부러웠다.

이곳에서도 추워 뜨끈한 국물이 그리웠는데 감히 얻어먹겠다는 말도 못하고 군침만 흘리고.. 불쌍해라..

 

 

봉정암 0.7Km 어서 가고 싶다

 

멀리 동해바다와 울산바위 달마봉이 보인다. 오늘 설악산악연맹 주최로 일년에 하루 달마봉이 열리는 날인데 내년을 기약하며 난 이곳

봉정암 코스를 선택했다.

 

이곳에 오르니 봉정암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훤히 바라다 보인다.

 

 

조기 올라가다 무르팍 또 깨먹었다. 왜그리 조심성이 없는지.. 조금 아파도 후회는 없다. 경치 너무나 아름답다 very very good~~

 

차렷자세로 도열한 바위의 군상들..

 

조그마하게 봉정암 사리탑도 보인다. 얼마나 오고 싶던곳이었던지 가슴이 설레인다.

 

봉정암은 공사중.. 또다시 도량을 넓히나 보다. 예전의 고즈넉한 산사를 기대하는건 나의 욕심일까?

 

   

 

봉정암 뜨락으로 내려오니 연화무늬 약수대가 있다. 이곳에서 물보충을 하고 두리번 두리번 절구경에 나섰다

 

한쪽 귀퉁이에는 밤새 묵고간 이들의 쓰레기 청소를 한 마대가 몇자루 쌓여있고 그 위에 쓰레기와 어울리지 않는 처마끝의 풍경이 있다

 

봉정암은 설악산의 대소사암 중 제일 먼저 창건된 백담사 부속 암자다. 신라 선덕여왕 12년에 자장율사가 입당하여 부처님 사리를 얻어와서 오층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하고 절을 창건했다. 이름을 봉정암이라고 한 것은 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이 이곳에서 수도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이 암자는 설악산 소청봉 서북쪽에 있는데,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224m)에 위치한 암자로 유명하다. 또다른 설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진신사리를 모시고와 길지를 물색하던중 아름다운 빛을 내는 봉황을 만나 그를 쫓으니 어느

봉우리 위를 선회하다 사라졌는데 그곳 봉우리를 가만히 살펴 보니 부처님의 모습 그대로였으며 봉황이 사라진곳은 부처님의 이마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봉정암(鳳頂庵) 즉 부처님이 이마로 사라졌다하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고..

 

가을 산은 추위가 빨리 찾아와 법당 바깥은 보온 비닐로 설치되어 정면을 볼수가 없다. 살며시 들여다 보니 정말 불상이 없다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은  부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으므로 불상이나 후불탱화가 없는것이 특징이다.

 

새며느리밥풀

 

부처님의 뇌사리를 모신 오층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

이곳도 싸리비로 쓸고 쓰레기 줍고 청년들이 청소가 한참이다. 산에와서 왜그렇게 흘리고 버리고 다니며 군일을 시키는지 모르겠다

 

바위의 표면이 원숭이 주름진 얼굴처럼 쪼글쪼글 해 보인다

 

 

 

봉정암에 08시경에 도착하여 절구경하고 사리탑 위에 올라 용아릉과 바위의 오묘함에 빠져 구경한것이 벌써 30분이나 지났다. 시간이 여유롭긴 하지만 서둘러야 한다

  

봉정암에서 백담사까지 장장 11Km다. 새벽 2시부터 산행 시작하여 지금까지 댜녔는데 아직도 걸어야 할거리가 이렇게 멀기만하다니

기가 팍 죽는다.  피곤하여 걷는데도 졸립다. 어디서고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은 욕심이 굴뚝 같다. 하지만 시간도 그렇치만 추워서

잔다는것도 불가능하다. 참아야하느니...

 

골짜기에 접어드니 단풍이 곱진 않다하지만 그래도 울긋불긋한것이 탄성이 나온다. 이곳은 경사가 급하다

 

경사지를 내려 오니 이곳에서 구곡담이 시작되나 보다. 물소리가 싱그럽고 비취빛 소가 마음까지 푸르게 물들인다.

 

 

 

 

 

구곡담의 풍경이 절경을 이룬다. 단풍과 폭포와 소와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산행의 힘든것도 모두 잊었다.

 

쌍용폭포.. 오른쪽은 물줄기가 어찌나 길던지.. 웅장하다

 

쌍폭 오른쪽 줄기의 제일 윗부분

 

 

 

 

백운동

구곡담은 좁아지며 넓은 수렴동계곡이 시작한다

 

물비늘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11시 수렴동산장 도착

 

산장에는 많은 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거나한 막걸리 잔도 순배를 돌고.. 장사진이다

 

수렴동 산장에서 40여분 내려오니 영시암이다. 이곳에서는 아직 12시도 안되었는데 점심공양을 주는 모양이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누룽지 끓이는 냄새가 코를 진동한다. 한술 얻어먹고 싶은데 여기도 줄이 만만치 않다. 그만 포기하고 나의 길을 간다.

 

 

영시암 범종루

 

절 마당 한켠에 무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파란 무대궁이 올라온것이 먹음직 스럽게 보이고 어릴적 학교다닐때 남의 밭에서 쑥 뽑아

들고 손톱으로 무 껍질을 깍기도하고 이빨로 깍기도하여 먹던 생각이 나서 하나 뽑아 먹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스님들의 양식인데

그리하면 부처님께 벌받을까봐 마음을 접었다. 어릴적에는 남의것이란 생각도 못하고 서리하는 기분으로 먹었을텐데..

 

 긴 산행을 마치고 백담사 13시 도착. 자그만치 11시간의 산행이었다. 너무나 여유롭게 즐기는 산행을하여 피곤하기도하지만 행복하다

시간에 구애를 안받으니 더욱 좋고.. 이번 산행은 버스가 4대가 출발했는데 도착하는데로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것이라 미안할것도 없고

빨리 가려 애쓸것도 없어 요소요소를 놓치지 않으려 마음 편히 소풍같은 산행이었다고 본다

 

이제는 마지막 남은 백담사 절구경에 나섰다. 이곳은 만해 한용운님의 흔적이 많다.

 

만해교육관 뒤에 기억자 형식의 조용하고 정갈한 스님의 방문이다. 하얀 창호지 아래에는 누가 뚫었을까 손가락 구멍도 있고..

혹시 스님이 언놈이 여길 쳐다보나하고 뚫은것은 아닐지.. ㅎㅎ

 

 

 

헌다실 

차를 마시는곳 같은데 무슨헌자에 무슨 차자인지 한자를 찾아봐도 없다

 

불가에서는 이름 짓는것이 재미있다. 매점을 어찌 적선당이라고 붙였는지..

 

용대리로 내려가는 버스줄이 정류소에서부터 시작하여 다리를 건너고 절 안에까지 이어져 서있다. 이곳을 빠져나가는 일이 큰일이다

걸어서는 1시간 40분이라고 안내판에 써있다. 버스는 입석 손님도 안태우니 이 많은 인원을 언제 다 실어나를것인지..

버스는 자주 오지만 줄을 설 엄두가 나질 않는다. 11시간 산행을 했는데 또다시 콘크리트 길은 걸어야한다니 그또한 엄두가 안난다

 

미련을 버리고 4시까지 가면 시간이 넉넉하니 걷기로 한다. 1시 반 출발..

 

 

 

백담사 계곡은 수렴동 계곡과는 달리 바위의 모양이 색다르다. 하얀 바위에 하얗게 누가 일부러 페인트 칠을 한것처럼 띠를 두르고 있다

욕조처럼 움푹하게 파인 바위도 많이 있고.. 좁은 길에 버스는 자꾸 지나다니고..  

걷는데 지쳐 백담사계곡을 무심히 바라다만 볼뿐 사진을 찍을 의지도 상실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냥 걸었다.

배낭 카바를 씌우고 더워 벗어 던진 모자를 다시 쓰고.. 3시에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빗발이 굵어졌다. 마구 쏟아 진다. 내가 타고 온 차는 보이지 않는다. 이곳 말고 더 내려가야 되는 모양이다.

우의는 가지고 갔지만 그냥 주차장앞 음식점의 정자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 20여분 지나니 비가 가늘어 졌다.

다시 배낭 짊어지고 움직이자니 몸이 천근 같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버스 3대는 이미 출발했고 마지막 남은 한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고맙기도하지..  총무가 밥에 버섯고깃국을 말아 준다. 항상 하산하면 막걸리 두어잔을 들이키는데 여기는 막걸리는 안준단다.

소주는 1.8리터짜리 과일주나 담그는 그런 술병을 내민다. 기가 막힌다. 술은 사양하고 워낙 시장하여 맛있게 밥을 먹었다.

비록 무박으로 오긴하였지만 장장 25Km정도를 걸었다. 이제는 어느곳이라도 갈수있을것만 같다.

목요일에는 주전골을 오려하였는데 단풍도 예년같지 않고 그쪽이 워낙 피해가 심하였던 곳이라 아직 정상적으로 회복은 힘들것이란 소리에 그만 접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기대어 있는데 땀에 젖고 비에 젖은 옷이 꿉꿉하다.

귀찮아 옷갈아 입는것도 그만두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람을 기다리며 잠을 청해보지만 쉽사리 잠이 안온다.

조용하던 차안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온다. 마지막 주자가 들어왔다. 꼴찌에게 갈채를...

 

 

 

 

 

A Comme Amour(가을의 속삭임)
/ Richard Clayd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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