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8. 02. 03
참 가 : 다솜산악회
코 스 : 설악동- 토왕골- 토왕성빙폭- 토왕골- 설악동- 동명항
설악동의 소공원에서 왼쪽의 쌍천에 놓인 다리(비룡교)를 건너 왼쪽으로 30분 가량 가면 노적봉 동쪽 토왕골에 6개의 폭포와 담(潭)이
연이어진 육담폭포가 있고 20여분 더 올라가면 비룡폭포가 나온다. 비룡폭포에서 더 오르면 거대한 3단폭포인 토왕성폭포가 나온다.
외설악의 대표적인 폭포인 토왕성폭포는 겨울철 빙폭 등반을 위해 많은 산악인들이 찾는 곳이다.
설악동의 옛 마을 이름이 토왕성이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따 토왕성폭포라 불리워지는 이 폭포의 옛 이름은 신광폭포 였다고 한다.
1년에 한번 토왕성폭포 빙벽대회가 있을때만 개방한다는 설악산 토왕골을 트레킹이란 말에 괜찮군~~하며 덥석 산행 신청을 했다.
어제 싸리재~ 피재 구간 산행을 하며 이젠 눈이 징그럽다고 했는데 아뿔사 눈은 더 많고 깊다.
차창 밖으로 조금씩 설악의 모습이 비치기 시작하니 마음이 설레인다. 마음속으로 내가 설악을 동경하고 있어서인것 같다
설악과 지리산을 구석구석 가보고 싶은데 체력도 없고 그만한 능력도 없음이 안타깝기 그지없을뿐...
설악동에서 출발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문화재관람료를 2500원이나 내야 한다고 어느 호텔앞 계곡쪽에 일행을 내려 준다.
이 입장료란 것이 그전에는 국립공원 입장료 1500원이면 되던것을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쇄하니 문화재관람료라고 더 많이 받으니 무슨
조화속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산행하며 볼수있는 문화재는 호텔건너편에 덜렁 혼자 쓸쓸하게 서있는 향성사지 3층석탑이 전부인데..
그래서 우리 모두 공모하여 계곡의 돌다리를 건너 입장료를 벌었다.
설악동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면 이곳에서 합류하게 된다. 하산후 산자락 아래 미리내 식당에서 다솜산악회에서 비빔밥을 제공한다고..
어제 산행의 피로도 아직 다 풀지못했는데 푹푹 빠지는 눈산행을 다시 하려니 조금은 부담도 되지만 새로운 산행에 들떠 마음만 앞서간다
토왕골이 산행이 위험하다고 비룡폭포까지만 다녀오라고 하던데 눈이 많은 덕분에 아마도 편히 산행을 하는것 같다.
여름이면 저 다리아래 아름다운 옥류가 흐르는 모습을 볼수있었을 터인데..
오르고 또 으르고.. 여기서 국립공원 안내요원들이 나와서 단체산행의 단체이름과 가이드를 찾고 안전을 챙긴다.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수 있는 곳인데도 한참 정체되어 있다. 아마도 아이젠착용을 안한 사람들이 있는건 아닌지..
겨울산행에 있어 장비를 철저히 챙겨야하는데 트레킹이란 말에 가방 짐좀 덜어보겠다고 부피 얼마 되지도 않는 스패츠를 빼놓고 왔더니
눈이 많고 미끄러운 곳은 아이젠과 상관없이 발로 밀고 나가는데 눈이 신발등을 넘어 조금씩 들어오기도 한다. 산행이 짧아 별 걱정없이
다녀오긴 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한심한 노릇이다.
토왕성폭포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두 카메라 들이대고 찍기 바쁘다.
눈쌓인 계곡에 그래도 계절에 어찌 맞춰 고개 내밀어 보려고 졸졸 거리고 눈을 녹이고 있다. 아무리 추워도 내일이면 입춘이고 봄은 등뒤에 있는것을..
드디어 토왕성폭포의 입구에 다다랐나 보다. 별안간 좁은 골짜기에 알록달록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내려오려는 사람과 오르려는 사람들의 병목현상이 일어 줄이 줄지를 못하고 있다. 자일이 양쪽으로 내려져 있는데 한쪽은 오르고 한쪽은
내려오면 좋으련만 내려오는 사람이 양쪽 줄에 매달려있어 벌어지는 현상이다. 워낙 경사가 급하니까 일부사람들은 아예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온다. 워낙 눈이 많아 다져저서 그리하여도 다칠일은 없을듯 보인다. 오히려 즐거워 보이기 까지 한다.
대충 줄이 정리가 되어 양쪽으로 오르고 내려오기가 가능해지니 그제서야 줄이 줄어든다.
기다리는 동안 친구들은 슬그머니 눈싸움이라도 하고 싶은지 장난을 한다. 모두 하얀 눈밭에 동심으로 돌아간듯 즐거워 보인다.
내가 올라온 협곡을 뒤돌아 보니 골이 깊다. 눈이 없으면 이곳은 폭포물이 쏟아지는 곳일까?
양쪽줄에 매달려 오르고 내림을 하는 모습들..
이곳을 올라도 이어지는 길은 엄청 가파르다. 폭포 앞은 다시 짧은 줄이 메어져 있다. 바닥은 얼어서 상당히 미끄럽고..
잠든 토왕성폭포를 깨우는 일년에 단 2틀 개방된다는 폭포를 어렵사리 오르니 감회가 새롭다. 사전에 알지 못하고 간 사실이지만
진정한 산사나이인 클라이머 송준호가 오래전에 이곳 토왕성에서 단독으로 도전하다 산화했다는 한국의산천님의 글을 접하고 다시 폭포를 바라보니 그의 넋이 어린듯하여 차가운 빙벽이 더욱 싸늘하게 느껴진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폭포 아래 모여 들었다. 정상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을 제공하고 있다. 가이드는 우스개 소리로 오뎅 먹으로
토왕성에 해마다 간다고 말한다. 아마 해마다 제공하는 연례행사인 모양이다. 이 높은 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먹을수 있는 오뎅을
제공한다니 나는 비록 먹지는 않았지만 주체측의 노고가 옅보인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진행본부에서는 최연소자가 토왕성에 올랐다고 남자아이 두명에게 방석을 선물하고 있다. 그놈들 참 대견한걸..
아마 저 아이들이 내일의 크라이머가 될지도 모를일..
두 친구는 토왕성의 명물 오뎅국물을 받아다 후루룩~~마시고 있다. 난 식욕이 없다.
빙벽대회를 끝까지 지켜볼수는 없는일이고 어서 내려가야 시간을 맞춰 버스있는 주차장에 갈수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올라올때 가파랐던 그길이 내려설때는 더욱 공포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정작 내려와 보니 다리 하나 빠질만하게 눈벽에 홈이 있어 발을 밀며 내려오니 더 손쉽고 두려움도 없다. 오히려 와우~~ 엄청 재미있다.
처음 정체현상을 빚던 곳에서 다시 정체가 일어 잠시 아래를 쳐다보는데 어? 거기에 한국의산천님이 보인다.
어찌나 반가운지 블르그상에서만 만나던 얼굴인데 어찌나 그리 선명하게 알아볼수있는지 너무 반가운 마음에 산천님~~ 하며 마구 불러댔다. 서로 알아보고 환한 얼굴을 손을 마주 흔들고... 그러다보니 옆에 부인이 올라 온다. 내가 너무 시끄럽게 남의 남자를 찾았나? 하는
죄송스런 마음이 잠시 일었다. 부인께 아짐이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지고 산천님은 아래에서 우리 일행을 카메라에 담고 다른 코스로 오르셨다. 반갑고 서운하고.. 잠시 더 기다려 내려오는거 보고 갈것이지.. 암튼 엄청 반갑고 기뻤다.
이런 우연도 있다는것이 놀랍고.
올라갈때 사진을 찍었기때문에 하산은 부지런히 내래왔다. 건너로 달마봉이 보인다. 오늘 산행한 산악회 공지에 토왕성폭포와 달마봉
산행 공지가 있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달마봉은 산행을 안한것 같다. 달마봉에 대한 호기심도 있는데 아무래도 암릉 위험 구간이라
개방될때를 기다리던지 안그러면 눈치봐가며 남들처럼 살그머니 다녀오는수밖에..
식당에 도착하니 비빔밥을 준다. 함께한 친구가 동동주를 추가로 더 시켜 잔에 그득히 한잔씩 따르니 동동주 단지가 바닥이 난다.
모두 오늘의 무사 산행과 아름다운 토왕의 모습에 젖어 동동주 잔을 치켜들어 건배를 한다. 식사후 함께 간 5명의 친구들 기념사진촬영
계곡에 눈이 풍성하여 무척 아름답다. 장난기 발동하여 눈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눈이 무릎까지 빠진다.
사진이나 한방 남겨볼까 하고 찍어봐~~했더니 다른 친구가 눈사례를 준다 ㅎㅎ 에고 깜짝야 ~~
동갑나기 친구 다섯이서 오늘 모두 신이났다. 하산후에는 동명항으로 간다하니 거기서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회에 소주한잔 걸칠수
있는 보너스까지 얻을 수 있다.
덜렁 혼자 놓여있는 문화재.. 이 문화재는 캔싱턴호텔앞 도로변에 놓여 있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석탑이다.
이곳에서 설악동 주차장까지 30여분 이상 걸어가던지 아님 호텔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자니 산악회 대장이 이곳에 사람이 많으니 버스를 이곳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여 편히 동명항으로 향할수 있었다.
다니다보면 꼭 막힌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배려를 해주니 젊은 가이드가 더 멋져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다시 찾아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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