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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야산754.9m(경기 가평, 청평, 설악면)

by 아 짐 2010. 4. 13.

일 시 : 2010. 04. 11

참 가 : 나홀로

코 스 : 큰골- 운곡암- 화야산장- 절골- 사기막골- 고동산쉼터

 

화야산 야생화 탐방겸 산행을 하려 한다. 교통이 불편해 쉽사리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지난주에도 가려고 했지만 아침 일찍 준비한다는것이 힘들어 이번주로 미루어 혼자 산행길을 나서자니 발걸음이 조금은 무겁다.

청량리역 앞에서 1330-5번을 타야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는데 어찌하다 보니 청량리 도착이 20분 늦어져서 차는 출발하고 다음차는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기차를 탈까 하고 청량리역으로 가보니 입석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5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와서 무조건 청평시외버스터미널행을 타고 터미널에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로 한다.

청평터미널에 도착하니 삼회리 가는 버스가 9시에 출발하였다고 한다. 항상 20분씩 늦는다. 어쩔수없이 마냥 기다릴수도 없고 택시로

삼회리 큰골 입구까지 이동한다. 이곳까지는 메타요금으로 9,700원. 혹시 돌아가는 길도 택시가 필요할것 같아 기사분께 명함을 받아 둔다. 

 

택시에서 내리니 주차장에는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이분들이 다 야생화 사진찍으로 오신분들인지 산행을 하시는 분들인지..

더러는 차를 운곡암까지 갖고 가서 거기서 야생화를 찍는 분들도 있다.

오래전 여름에 뾰루봉에서 산행 시작하여 덥고 힘들어 화야산 정상을 못가고 큰골로 하산한적이 있는데 이번에 보니 하나도 기억에 없다.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행렬들..

 

 골짜기 옆을 두리번 거리니 미치광이풀과 현호색이 보인다. 오늘 야생화를 찍으러 오긴했지만 어디까지나 주가 산행인데 이렇게 처음부터

꽃에 시선을 빼앗기니 오늘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걱정이 앞선다.  9시 50분 산행시작..

 

미치광이풀

 

현호색

 

올들어 처음으로 만나는 귀한 꽃님이들이라 눈이 혹하고 무척 반갑다. 현호색이나 미치광이풀은 너무나 흔한꽃이지만 처음이란 이렇게

반가운가 보다. 작고 앙증맞고 선명한 색감.. 계곡 초입이라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아 그런지 얼레지도 많은데 별로 이쁘지 않치만

처음만난 꽃이라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시간은 자꾸 흘러간다.

 

얼레지 

 

오늘은 날씨가 좋아 더워서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햇살이 참 좋은 하루다. 

 

지천에 얼레지 천국이다.  진사님들이 어찌나 많이 모였는지 모두 대포하나씩 목에 걸고 낮은 포복으로 또는 삼각대를 놓고 조준을 하거나

다양한 포즈로 꽃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나야 똑딱이 카메라로 접사를 하느라 용을 쓰고 있지만 저들도 나름 작품을 만드느라 애를 쓴다.

 

계곡의 노란 생강나무.. 산수유인지 생강나무인지 하며 꽃을 따서 코에 들이대니 향이 상당히 진하다.

 

 

운곡암 10시 20분 도착.. 가까운 거리를 사진찍느라 30분이나 소요되었다.

 

 

 

 

 

 

 

 

 

 

 

 

 

 처음 입구에서 만난 미치광이풀과 현호색과 엘레지를 시작으로 꿩의바람꽃과 노루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화야산장으로 가는길인데 산행을 하는 사람들만 가는지 인적이 드물어진다.

 

물가에 곱게핀 꿩의바람꽃

 

아래쪽에서 야생화 접사를 하느라 배터리 소모가 많았는지 계곡 상류에 오니 노루귀가 지천에 있고 꿩의바람꽃도 아래쪽과는 다른 풋풋함을

자랑하며 뽐내고 있는데 내 카메라는 배터리없음의 경고음이 삑삑 울리고 더이상 찍을수가 없다.

예비 배터리를 갖고 다녀야하는데 달랑 디카만 갖고 다니니 이런 안타까운 일이 생긴다.

몇번을 재시도해도 마찬가지로 삑삑대는 경고음만 울린다.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저것을 꼭 찍고 싶은데..

일부러 과일도 먹고 물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시도해서 간신히 이 사진을 찍고는 다시는 야생화 사진은 찍을수 없었다.

 

계곡을 올라가는데 전나무숲 우거진곳에서부터 등로가 끊겨 보이질 않는다. 산장에서 좌측으로 진행해야 하는가보다.

나는 내려가기 싫어서 무조건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기로 한다. 지난주 인수능선에서 혼자 무모한 산행을 했는데 오늘도 또 무모한 짓을

저지르려 한다. 올라가면 길이 있겠지..막연한..

길없는 가풀막을 올라가는데 경사도가 엄청나다. 능선인가 하고 다달으면 잡목으로 우거진 길아닌 또다른 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무조건 건너편에 보이는 능선을 가늠하며 올라간다. 인적없는 이 길에 청노루귀가 지천이다. 얼마나 이쁜지..

카메라를 꺼내 한장이라도 찍을수있을까 들이대지만 역시나 거부음 삑삑~~이렇게 안타까울수가..

아무도 본적없는 노루귀를 내가 보고왔겠다 싶으니 그나마 위안이다. 아래쪽 계곡에서 본것은 정말 쨉이가 되질 않는다.

 

 

그렇게 헤매다 드뎌 흔적이 있는 작은 능선을 발견하고 기쁘게 발걸음을 제촉한다. 능선을 걸으며 내가 어느방향으로 가는지를 가늠해본다.

화야산 정상을 가지 못하고 옆으로 치고 올라온것 같다. 뒤쪽의 높은 봉우리가 화야산 정상 같고 건너편은 고동산 같은데 지금은

앞에 능선만 따라 가기로 한다. 이곳이 어딘지 어느곳에서도 이정표를 볼 수 없고 한명의 등산객도 볼 수 없었다.

혼자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며 저곳이 끝인가 하면 다시 또다른 봉우리가 앞에 기다리고.. 조금씩 심적으로 지쳐갈즈음 사기막골의

모습이 보인다. 마을이 가까워오니 산은 진달래와 생강나무가 만개해 분홍색과 노랑색의 꽃대궐이다.

 

건너편에 고동산이 보이지만 내가 가야할 하산길은 보이지 않는다. 가만히 서서 내리막을 검토해 본다. 가파르긴 하지만 마을이 보이는것으로 보아 내려가도 무방할것 같아 천천히 내려 간다. 음~~ 아래쪽에 길이 보인다. 밭농사를 짓는지 아저씨 한분이 아래쪽에서 위를 올려다

보시며 뭐하는 사람이 저런데로 다니나 하시는 눈초리다.

아저씨~~ 이곳이 사기막골인가요? 하고 어쭤보니 그렇다고 하신다. 휴~~ 고생 끝이다. ㅎ

왜 그곳에서 내려오냐고 물어보신다. 큰골에서 올라왔는데 등산로를 잘 못찾아 엉뚱한 능선으로 왔다하니 아줌마 혼자서 겁도 없다고 하신다. 그러게요 ㅎ 마당에 내려서니 백구 한마리 배깔고 누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긴다. 에구 구여운것.. 

 

가을산행처럼 낙옆을 어찌나 밟고 다녔는지 옷이 먼지 천지다. 산행 갈무리를 하고 있는데 남녀 두분이 고동산에서 내려 오신다.

등산객을 만나니 억수로 반갑다. 어디서 오셨냐니까 서울서 왔다고.. 반가운 마음에 그럼 가시는 길이면 청평터미널까지만 데려다 달라하니

자기네는 목욕도 해야 하고 저녁도 먹어야하고.. 하면서 거절을 한다. 할수없다. 부지런히 버스정류장으로 가는수밖에..

고동산쉼터에 도착하니 이곳에서도 버스가 출발하여 1시간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아침에 받은 명함으로 택시를 부른다.

다행히 뾰루봉으로해서 고동산으로 하산하신다는 한분과 또 다른 한분. 이렇게 세명이 합승하여 청평터미널로 향하니 요금은 1/3로 줄어

13,100원의 요금을5,100원으로 해결을 봤다. 심란스럽던 산행도 끝이나고 합승한 한분이 막걸리를 사오셔서 한잔 따라주어 들이키니

오늘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느낌이다. 돌아오는 길에 차창에 빗방울이 뿌린다.  이조차 싫치 않다. 빗방울이 더욱 편암함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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