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0. 04. 18
참 가 : 아찌랑 나랑
코 스 : 망월사역- 덕천사- 매표소- 원효사- 헬기장- 포대능선- 포대정상- 은석암- 녹야원- 도봉탐방지원센터- 도봉산역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햇살은 눈부시게 창으로 쏟아져 들어 온다. 그간의 피로를 풀겸 잠자리에서 뒤척여 본다.
비몽사몽간에 시간은 자꾸 흘러 아침 8시가 되어간다. 많이 잤다. 천천히 아침을 먹고 TV시청도 하고.. 아찌는 친구들과 어제 관악산을
다녀와서는 산행 생각이 없는지 천하태평이다.
혼자 산행을 서두르니 어디가려고? 묻는다., 도봉산 지난번 못간 원효사 코스를 가려한다 하니 같이 가자고..
나는 반찬도 하고 집안일을 해야하니 오늘은 산행후 하산주 없이 집으로 오자고 약속을 하고 산행에 나섰다.
망월사역에 내려 고가 차도 아래를 지나 우측 길로 들어서니 산행 들머리에 있는 자그마한 사찰 덕천사에 초파일 대비 연등을 매달고 있다.
나는 불자가 아니라 연등의 의미를 모르는데 듣자하니 이 연등값이 천차만별이고 의외로 비싼데 놀랐다. 아찌 친구는 불자인데 십팔만원에 연등
하나를 걸었다고 하는데 참.. 할말이 없어진다. 그 소리를 들으니 사찰의 연등이 다 돈으로 보인다 ㅎ
실없는 소리를 해가며 둘이 나란히 등산로를 걷는다. 오래간만에 둘이 산행하는듯 하다.
원각사도 주변 단장을 하고 거기에 꽃대궐을 이루니 단아한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쌍룡사 앞 좌측 원도봉계곡과 우측 원효사 계곡에서 우측 원효사로 향한다.
다리를 건너 앞에 보이는 건물에서 직진하면 지장사..원효사는 우측으로..
산위에 덩그라니 주택 하나가 있어 개인 별장인가 했었는데 오늘 가만히 보니 봉국사(奉國寺)란 사찰 안내판이 조그마하게 놓여 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원효사 계곡길이 아기자기 하다. 초파일이 아직 한달여가 남았는데 일찌감치 매달린 산속의 알록달록한 연등이 이쁘게 보인다.
계곡 건너편에 기도터인지 굴이 보인다. 굴 좌측으로도 계단이 연결되어있어 건너가도 될거 같은데 가지말라고 팬스를 쳐놔서 구경만 한다.
올라온 계곡을 뒤돌아 본다,. 한적하여 조용한 산행을 원하는 사람한테는 적격인 코스라고 본다.
원효사로 향하는 아취교
원효사는 신라 선덕여왕때 원효스님이 이곳 토굴에서 수도를 했다하여 절명이 원효사인가 보다. 원효스님의 동상도 있고..
오랜 명성은 있지만 사찰은 새로 지어진듯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는 비구니사찰이다.
사찰 왼쪽으로도 등산로가 있는데 그곳은 비지정등산로인듯하여 우린 사찰 입구 아치교를 다시 건너 우측으로 난 이곳을 오른다.
능선이 순하고 진달래가 만발한 걷기 좋은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단군한검배
도봉산에 왠 단군한검배란 제단이 있는지..누가 관리를 하는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단군하면 태백산을 생각하니 이곳에 있는 비석이
의아한 느낌이 든다.
아기자기한 원효사 능선길을 오르니 안말에서 오름길과 이곳에서 만난다.
오늘 산행의 대부분은 이런 안전팬스 시설이 되어있는 바위를 붙들고 씨를해야 하는 코스를 간다. 재미도 있고 스릴도 있고..
거북바위 옆의 망보는 망구스 같은..
거북바위
사패산 정상이 보인다. 용을 쓰며 많이 올라 왔다.
통신대 헬기장. 따사로운 햇살에 쉬어 가기 좋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산불감시초소로 올라 포대능선을 간다.
사패로 이어지는 범골 능선
헬기장으로 오르는 등로
언제 봐도 싫치 않은 포대능선의 위용.
내가 걸어야 할 암릉길이 멋지다. 저 길을 걷는 순간 나는 저 멋진 바위와 하나가 되는 일체감을 맛보며 행복하다.
우뚝한 자운봉과 포대정상의 산불감시탑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아름답다. 내가 살아온 길은 뒤돌아 봐도 아름답지 않은것 같은데..
날씨가 좋으니 선인봉에 바위꾼들이 많다.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신선대.. 도봉산을 산행하면 신선대쪽 하산길이 싫어서 꼭 중간 등로로
빠져나온곤해서 Y계곡을 언제 가보았는지 모르겠다. 다음에는 저쪽으로 넘어가 보아야 겠다.
오늘은 은석암으로 하산한다. 내리막도 가파른 바위에 쇠파이프 안전팬스 붙잡고 용을 쓰며 내려왔다. 오름은 그래도 수월한데 똑같은곳도
내리막은 아무래도 조심조심 몸을 사린다. 그덕에 어깨가 묵직하다.
은석암
녹야원 위쪽 계곡에 화사하게 만발한 진달래와 개나리의 때깔이 참 곱다.
녹야원 앞을 지나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걸음을 제촉한다. 산행이 끝나가는 지점이라 다행이다.
도봉산 입구에 도착했을때는 비는 그치고 먼지 냄새만 풀풀 날린다. 아찌는 하산주가 당기는지 계속 한잔만 하며 조른다.
술을 입에 대면 집에가서 일을 하기 싫어서 오늘은 극구 사양하고 도봉산역 절철로 향한다. 선로변의 만개한 목련과 개나리 울타리..
도봉산역의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처음 보는것 같다.
석계역 집 근처에 도착하여 아찌는 결국 대부님의 전화를 받고 총알같이 달려가 하산주를 해결하고 나는 집으로..
원효사 코스 권하고푼 코스다.
오늘의 수확이라면 야생화 처녀치마를 여러 개체 만나서 사진을 찍을수있어 너무 너무 좋았다는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