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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서울숲

by 아 짐 2012. 4. 17.

 

2012년 4월 14일 토요일 햇살좋은 날

 

나른한 봄날의 시간은 짧고 아쉽다.

옷깃 스치는 바람 맞으며 풀어 헤쳐진 옷자락 여밀라치면 어느듯 더위를 느끼며 쫓기는 짧고 아까운 시간들..

이런 귀한 시간을 무료하게 몇날을 보내고 있다.

새각시 같은 진노랑의 개나리도.. 연분홍의 진달래도 지천인 이즈음 나는 웅크리고 앉아 무엇을 하는지..

웅크린 자세로 또아리를 틀면 좀처럼 움직여 지지 않는다.

바깥 세상은 온통 하늘 거리는 봄바람에 나부끼는데 웅크리고 들어 앉아있는 나는 봄바람에 한기를 느끼며 더욱 숨어 든다.

예전에는 생각나면 저질렀는데 지금의 나는 마냥 주춤 거린다.

어쩌란 말인가.. 사소한 일상에 용기가 필요한 요즈음이다.

 

좋아하는 산행도 못하고 돌아다니질 못하는 나를 위해 아찌가 차에 태워 휭하니 바람이라도 쐬어주었으면 하는 희망사항이 있는데

아찌는 오후에 혼자 산에나 다녀와야겠다며 너는 뭐할래? 하고 묻는다.

시간은 벌써 한낮이 되어가는데 집에서 해바라기 하기는 억울해서 남이야 어딜 가든 참견 말라며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나선다.

내맘대로 산행이며 돌아다닐수 있을때는 허구한날 어디갈꺼냐고 함께하려 하더니

혼자 나돌아 다니기 힘든때는 나몰라라 하는것이 이해가 안되고 야속하다.

그런 얄미운 마음에 보란듯이 문밖을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다.

며칠전부터 갈까 하고 궁리를 하던 응봉산 개나리나 구경하러 갈까 하고 석계역으로 향한다.

석계역에서 1호선을 타고 회기역에서 중앙선으로 갈아타고 응봉역으로..

 

 

응봉역에 도착해서 방향을 보니 왼쪽은 응봉산(1번출구), 서울숲은 중앙 유리문(2번출구)으로 방향이 갈라진다. 어디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 응봉산은 야경이 멋있다고

하니 가볍게 서울숲을 둘러보고 다시 응봉산을 오지..하는 야무진 생각을 하며 발길은 서울숲을 향해 중량천으로 내려 간다.

 

 

 

 계단을 내려가가 마자 자그마하지만 색감이 진해 앙증맞은 개불알풀이 지천에 널려 있고 그 틈바구니에 민들레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요즘 현기증이 일면서 접사를 하려면 촛점을 맞추기가 힘들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일상이 보이는 활기찬 중량천변을 그들과  함께 느그적 거리며 걷는다.

 

올려다 보이는 응봉산의 개나리가 아우성이다. 앙증맞은 빛깔이 귀엽기도 하지..

 

 

서울숲을 가려고 중량천 다리를 건넌다.

 

다리를 건너 응봉산 팔각정을 당겨 보았다.

 

바람을 가르는 라이딩.. 시원하시겠습니다 ㅎ

 

 

 뻥튀기를 튀겨 놓은듯 푸짐한 조팝나무의 화려한 꽃잎에서 은은한 향기가 풍겨 온다.

 

 

 

 한강에 다달아 다시 생태숲 계단을 올라 구름다리를 지난다.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서울숲 조경나무.

 

이 다리를 건너면 생태숲에 도착한다.

 

 

 

 

연못 옆의 꽃사슴들이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민들이 뭔가 먹거리를 주는데  사슴 간식인가?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벚꽃 터널이 아름답다. 생태공원은 이렇게 구경하고 다리를 건너 서울숲으로..

 

 

 서울숲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봄날의 햇살과 벚꽃, 흐드러진 목련등..봄을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못에 수많은 물고기떼 유영하며 놀고 있다.

 

 

 

 

수많은 인파속에 혼자 이곳저곳 방황하며 두리번 거리고 다닌다. 왠지 네 자신이 좀 불쌍한 생각이 든다. 나도 구군가와 함께이고 싶다. 급 우울..

 

 

 화무십일홍이라고 이 고운 모습도 며칠 지나면 지저분하게 땅바닥에 나뒹굴겠지..

나의 삶도 지금은 저 단계일까? 아니 저렇게 언제 피어본적이 있던가?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자니 기운도 없고 맥이 풀린다. 한쪽 밴취에 앉아  준비해간 떡으로 요기를 하고 솔밭에 누워 마냥 행복해하는 젊은 커플들의 모습을 보자니

내 모습이 청승 그 자체다. 시계도 벌써 오후 4시를 지났다.

 

처음의 생각대로라면 이젠 응봉산으로 다시 왔던길 되돌아 가야하는데 그러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집으로 가고 싶다.

서울숲 출구를 나와 뚝섬역으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버스 정류장에서 청량리로 가는 버스 노선을 발견하고 버스를 기다린다.

창가에 앉아 졸다 떡전교지나 정류장에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집방향 버스를 타러 걸어가는데 굉장한 현기증이 몰려 온다. 걸음이 휘청거린다.

아직 머리는 말짱한지 내가 이곳에 멈춰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좌우로 스쳐가는 사람은 아랑곳없이 지척의 버스정류장 의자로 가고 싶은데 걸음을 옮기질 못한다.

잠시 그렇게 있다 간신히 정류장 의자에 앉아 쉬며 안도의 숨을 내쉰다. 내가 이렇게까지 상태가 안좋은가?

이곳저곳에 알아보니 회복기가 3개월에서 5개월정도 걸린다는데 난 한달도 안되어 이렇게 안달을 하며 돌아다니니 사고치기 십상이다.ㅎ

누구를 원망할까..  너무나 아름다운 이 봄을 원망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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