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9. 02. 08
참 가 : 나홀로
코 스 : 청수장- 대성능선- 영추사- 대성문- 대남문- 문수봉- 비봉우회- 향로봉우회- 족두리봉우회- 용화1지킴터- 불광역
일요일이 되면 어디로 떠날까 궁리를 한다. 한동안 장거리 산행을 많이했는데 이제는 꾀가 나는지 버스에 시달릴 생각을하면 지레 겁이나서
어지간하면 쳐다보고 싶지가 않다. 오늘도 아찌는 덕유산으로 갔다. 같이 가자고하지만 덕유산의 특징인 눈도 상고대도 보기 힘들텐데하고
혼자 보냈다. 오늘은 혼자 산행을 해야 한다. 누군가 동행이 되줄수있을까 하고 두사람한테 연락을 해보았는데 한사람은 업무중이고
또 한사람은 족두리 암장에 있을거라고 하산때 연락하라고 한다. 혼자가 좋다 싶으면서도 막상 가려니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티브이보고 컴퓨터도 만져보고.. 자꾸 시간이 지나간다. 벌써 11시다. 이러면 안되는데.. 귀차니즘을 밀쳐내고 배낭 들쳐메고 산으로..
국민대에서 오를 계획을 하고 종암동에서 7211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안내판에 국민대라고 씌어 있는 버스가 오길래 내가 타려던 차가 아님에도 올라탔다. 어라? 가다보니 이 버스가 정릉쪽으로 들어가네.. 앞에 앉으신 아주머니한테 여쭤보니 갈때는 정릉으로갔다 나올때 국민대앞
으로 진행하는 순환버스라네.. 이런.. 그래서 뜻하지 않게 처음가본 청수장에서 시작하는 대성능선을 가게 되었다. 이도 좋다^^
도착하니 정각 12시다. 남들은 부지런히 서둘러 벌써 하산하는데 나는 개을러 이제사 올라가려니 조금 뻘쭘하긴 하다. 천천히 가보자..
처음가보는 대성능선을 가려고 대성문 방향으로 진행한다. 이곳 대성능선은 형제봉능선과 칼바위 능선의 가운데 들어있어
전망을 볼수있는곳이 많치 않다.
다리를 건너면 영추사와 대성능선을 갈수있고 직진을하면 보국문으로 진행할수가 있다.
나는 다리를 건너 대성문 방향으로..
계곡 옆으로 커다란 돌탑이 있다. 올라가다 보면 이만한 돌탑이 한기가 더 보였다. 누가 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돌로 아주 촘촘하다.
맑은 물로 유명한 정릉계곡
정릉계곡은 본래 청수골(淸水)이라 불릴 정도로 그윽한 청정계곡으로 이름난 계곡이었다. 북한산 연봉의 남쪽에 자리한 정릉계곡 일대
정릉동의 지명 유래는 조선 태조 이셩계의 둘째 왕비 신덕왕후 강씨 능인 정릉이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또한 원래 이곳 지명을
사을한리(沙乙閑里)라했는데 우리말 살한이를 한자음으로 옮긴것이라 한다.
겨울철이기도 하지만 요즘 너무나 건조하여 맑은물이 유명하다는 계곡은 마른잎만 수북하다.
계곡길과 능선길로 갈라지는데 양쪽길이 이곳 영추사 입구에서 만나게 된다. 나는 조금은 가파르지만 시간을 단축할수있는 능선길로..
이곳은 영추사 아래에 있는 영추샘이다.
이곳에서 점심공양을 하는 산님들이 많다. 보름나물과 밥을 제공하고 한쪽에서는 녹두빈대떡을 구워 팔고 커피는 무료제공이다.
공짜는 맛있다고 입맛을 다시며 얼굴에 웃음이 그득하다. 판매금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한다고..
법당에서는 불경소리 낭랑하고 절마당에서는 지지고.. 먹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어쩔수 없는일..
나는 혼자이기도 하지만 어디 다니며 공짜라고 얻어먹고 그러질 못해 이 자리를 떠났다.
능선은 일선사 앞길에서 형제봉 통제소 오름길과 만난게 된다. 절에서 밥을 볼때는 식욕이 없었는데 지금은 배가 고프다.
대성문이 빼꼼이 보인다.
칼바위에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겨울철에는 위험구간인데 날씨가 따뜻해 아무 일 없을듯 싶다.
대남문에서 바라보는 보현봉의 모습. 보현봉에 올라 건너편에 바라다 보이는 문수사가 참 멋진데 언제나 자유롭게 감상할수 있을지..
지난주 의상능선 산행때 보았던 문수봉의 모습이지만 시간차 때문인지 모습이 또 달라 보인다. 조금은 더 짙게 보인다고 할까..
의상능선 초입 나한봉이 우뚝하고
응봉능선
비봉능선.. 맑지는 않치만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 새삼스레 눈에 들어오는 능선들의 모습이 참 좋다.
만성 정체구역인 문수봉 구간.. 안전팬스 없을때도 다녔는데 안전시설이 되어있는데도 무섭다. 겁이 많아지는것이 늙어가는 걸까?
항상 오래 살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위험 내지 죽음앞에서는 몸을 움츠리는거 보면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것 같다. 웃긴다니까..
승가봉, 사모바위, 비봉 .. 내가 나아가야할 능선들이 우뚝하다.
코끼리 모양을 한 통천문.. 앞에 두 부자는 문수봉부터 함께 움직인분인데 아드님이 어찌나 순둥이처럼 생겼는지 덩치는 커다란데 정말
아기같다. 아버지는 아들을 걱정하고 아들은 계속 괜찮아요 말하며 잘 다닌다. 휴일을 아들과 함께 보낼수있는 저 아버님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곳도 변화가 생겼다. 언제 매어놓았는지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올라올때는 괜찮은데 내려갈때는 버벅거리며 다녔는데 수월하겠는걸..
언제봐도 멋진 사모바위.. 나도 저곳에 앉아 봤으면..
비봉.. 보호장비없이 못간다고 들었는데 사람들이 많네?
뒷편은 많치 않다. 향로봉 지킴이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단속구간은 앞쪽은 그리 위험하지 않고 이곳 1.2m 정도 되는 직벽이 위험해서
단속하는거라고 하신다. 직벽이 높지는 않치만 손을 잡고 오를때 발을 옮길곳이 없어 위에서 잡아주지 않으면 나같은 땅꼬마는 조금 힘든곳이다. 직벽 좌측 슬랩을 많이 이용하는거 같다. 난 거기가 더 무섭던데..
암튼 혼자 하는 산행이라 오늘은 모두 우회하기로 했다.
향로봉 좌측으로 내려섰다. 족두리로 진행하기 위해..
향로봉 건녀편.. 나는 장군봉이라고 알고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향로봉에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나도 저곳으로 족두리 갈껄 그랬나 후회하고 있는데 공원지킴이 아저씨를 만났다. 향로봉을 바라보면서
보호장구 미착용자는 되돌아가고 착용자는 두번째 봉우리 아래도 하산하라고 한다. 확실한 리더 없으면 계속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단속이 심하다. 보호장구없이 이곳으로 내려오면 벌금 물리나요? 하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내가 탁월한 선택을 했구나 속으로 웃음 짓는다.
경치 구경하고 아저씨랑 이바구하고 이래저래 시간이 휙휙 지나간다. 벌써 4시가 넘었는데 어여 서둘러야 한다. 이곳은 향로봉우회길에서
족두리 가는 방향이다. 두 아줌마을 만나 같이 다니니 괜시리 마음이 편안하다. 확실히 혼자보단 둘이 좋은듯..
하산할때 전화하라고 한 친구는 청원암장으로 오라하는데 암장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올라가는 길은 알겠는데 방향이 조금만 바뀌면 맹~~
암장에서 내려오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릿지를 할줄알면 올라가고 잘 못하면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라고 한다. 시간도 많이 되어 내려오며 뒤돌아보니 지난번 내가 올라갓던 코스인데 못알아보고 지레 겁먹고 하산하고 말았다. 전화를 했다. 어짜피 하산할거니까
아래에서 만나자고.. 장비를 챙기는 중이라고 기다리란다.
이곳에서 잠시 기다리니 두사람이 내려온다. 혼자 쓸쓸하게 산행후에 아는사람을 만나니 반갑다.
한산님과 그림자님 반갑게 맞으며 저녁이나 함께 먹자고.. 조금은 외로운 그러나 너무나 편한 행복한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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