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산, 도봉산

도봉산 오봉

by 아 짐 2012. 8. 30.

일 시 : 2012. 08. 29

참 가 : 나홀로 , 아찌랑 잠깐 동행

코 스: 도봉산역- 도봉산탐방안내소-  구봉사- 용어천계곡-관음암- 칼바위안부- 오봉- 오봉샘-거북골안부- 문사동계곡- 구봉사- 도봉탐방지원센터

 

연이틀 태풍 볼라벤이 전국을 휩쓸고 지나가 방콕하고 있다 내일이면 또 덴빈이라는 반갑지 않은 태풍이 중부지방을 관통한다고 하니 화창한 오늘 언제나 하던데로

늦으막히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

아찌는 볼일이 있어 잠깐만 동행한다고 내 배낭을 짊어지고 함께 간다. 도봉산 입구에서 김밥 두줄에 막걸리 한통 사서 배낭에 집어넣고 남들 하산하는 시간에

유유자적하며 나는 빈몸으로 털레털레 뒤를 쫓는다.

 

오후 1시20분 개수기 통과. 평일이라 한산하다.

 

비온 뒤 계곡은 어딜가나 물이 많아 시원하다. 계곡 물소리에 귀가 따가울 정도다.

 

아찌는 우이암으로 올라 보문능선으로 하산하자고 산행 계획을 얘기했는데 중간에 삼천포로 빠졌다.

 

 

난 도봉 계곡중에 구봉사 앞 계곡을 참 좋아한다. 절과 계곡이 아름답게 자리해서.. 오늘은 계곡이 폭포를 이룬다.

 

 

폭포교에서 폭포 구경도 잠시하고..

 

 

용어첱계곡 입구에 도착하니 지난번 암장 갔을때 쉬던 계곡이 생각나 아찌한테 배도 고푼데 계곡에서 놀다 가자고 내가 꼬드겨서 급 방향 선회를 했다.

 

그래.. 그러자.. 발 담그고 막걸리나 한잔 하고 여기서 하산하자고..

 

지난번에는 요기다 발 담그고 옆에 넙적한 바위에 누워 오수도 즐겼는데 지금은 수량이 늘어 내가 누웠던 자리가 물이 차지 했다.

 

 

 

그새 날씨가 선선해져서 물이 차다. 둘만의 공간에 아짐씨 두분이 초청도 안했는데 오셨다.

이곳은 등로에서는 숲에 가려 계곡이 있는것이 잘 안보여 등산객이 잘 안들어 오는데 우리 이야기 소리를 듣고 내려온것 같다.

 

암장 아래 계곡도 물이 콸콸..

먹을것도 다 먹었고 둘이 발담그고 노는것도 싫증나고.. 아찌는 그만 하산하자고 한다.

아찌는 볼일이 있어 가야하지만 나는 남는게 시간밖에 없는데 벌써 내려간다니 아쉬어 이곳에서 아찌랑 빠이빠이를 하고 혼자 주봉쪽으로 오른다.

 

혼자 올라가는 산길은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안그래도 인적이 드문 코스인데 부러진 나뭇가지로 어수선하고 을씨년 스럽기 짝이 없다.

 

주봉으로 갈까 우이암으로 갈까 망설이다 위에 홀로 있는 부처님 안녕하신가 배알을 하고 좌측길로 올라섰더니 이것이 주봉가는길이 아니고 우이암 방향인 모양이다.

 

 

 눈돌리는곳마다 계곡에 폭포 하나쯤은 있다.

 

 정신없이 널부러진 나무 잔가지들. 거세게 희몰아친 비바람을 맞고 맥없이 떨어진 상처들.. 그래도 모진 비바람에도 꾿꾿하게 잘 버텨준 나무들이 대견하다.

 

 바람이 흔들어대지 않았더라면 잘 익어서 토실한 알밤을 선사했을텐데..

 

 이곳이 밤골인 모양이다. 가을에 밤 주으러 이쪽으로 필히 와야겠다. ㅎ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계곡도 건너고 어수선한 길을 걷다 보니 왠 느닷없는 밭데기가 보인다. 누가 이 높은곳에 밭을 일굴까 의아한 생각을 하며 오르다 보니 이곳이

관음암 길이다. 아마도 스님들이 농작물을 가꾸시는듯..

 

저 연등으로 저 위에 절이 있구나 하고 짐작한다.

 

계단 위에 화장실이 있는데 스님들이 사용하시기엔 암자랑 좀 떨어져있는데 등산객을 위해서 이 높은곳에 만들었을까? 깔끔하긴 하던데..

 

 계속 숲속만 다니다 이제서야 하늘이 보이고 도봉의 주봉인 선,만,자 가 보인다. 주봉으로 올라갔더라면 더 지척에서 만날수있었을텐데..

 

 고요한 관음암을 조용히 지난다.

 

 

 

산신각의 풍경이 뎅~뎅~ 아름다운 소리를 선사한다. 이럴때는 혼자인것이 좋다. 혼자 서성이니 어째 이상하다. 어서 이곳을 떠나자..

 

이곳을 넘어 다시 계곡길로 진행한다.

 

 관음암보다 더 넓게 도봉의 암봉들이 도열해 있다. 아까는 보이지 않던 주봉까지..

 

 오봉도 보이고.. 햇살은 뜨거운데 조망은 그리 좋치 않다.

 

위쪽에서 이곳으로 내려왔는데 못보던 글씨가 보인다. 은주추모길.. 어디가?

 

아찌는 혼자 보내는게 못내 못미더워 거북샘으로 하산하라 했는데 나는 또 산행 욕심을 내며 어디로 갈까 이곳에서 망설이고 있다.

우이암, 도봉탐방센터. 오봉.. 어디로 갈까? 기왕 산에 왔으면 봉우리 하나는 찍어야지 싶은 마음에 오봉을 택한다. 4시면 아직은 해가 기니까 충분하다.

 

우측 칼바위 추락위험이라고.. 나랑은 하등의 관계가 없다.

 

오봉도 지척이다.

 

오봉 도착했는데 안보이던 초소가 보인다. 여기서 누가 뭘 지키려고?

 

 정상으로 향한다.

 

오봉에 올라오니 조망이 시원하다.

 

 

 북한산쪽은 왜 이모양인지..

 

정상에 한팀이 앉아 과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뒤에 고양이 세마리가 뭘 얻어먹을까 하고 진을 치고 있다.

 

 

먼저있던 여자분께 사진한장 부탁드리고 그들은 떠나가고 나만 혼자 남았다. 

난 산에서 절대로 동물들에게 먹거리를 안주는데 저 두분이 떠나가고 나서는 나만 쳐다보는 고양이가 너무 무섭다. 나는 쥐랑 고양이를 너무 싫어하고 무서워하는데..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가나 싶다. 하얀놈은 제법 등치도 있는데 그놈이 아빠인지 새끼고양이까지 대동하고 하얀눈동자로 말똥말똥 쳐다보는데 어쩔수없어 가방에

비상식으로 있는 건빵을 뜯어서 저짝으로 던져주고 먹으러 간사이 나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휴~~ 다 먹고 뒤쫓아 올까봐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줄행랑을 쳤다 ㅋ

 

 

 

여기도 안내판에 은주봉이란 매직글씨가 있다. 아까는 운주추모길이라고 써있더니.. 그럼 은주란분이 오봉에서 운명을 달리했나보다.

나 하고싶을 일을 하다 갔으니 행복하게 갔겠지 하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괜시리 무겁다.

 

 

 어수선하게 널부러진 바람의 잔재들.. 등로가 물길이다. 질퍽질퍽..

 

 

 숲길을 계속 걷다보니 이곳은 고속도로 같다.

 

자운봉 올라가는 안부에서 배가 고파 마지막 남은 천도복숭아 하나로 출출한 배도 채우고 쉬어 간다.

 

 

 좁고 구불구불 어수선한 길을 내려오니 이곳 우이암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났다. 조금만 더 진행했으면 편히 보문능선으로 갈수있었는데 몰라서 능선에서 처음으로 빠지는 계곡을 택했더니 거북바위가 있는 거북골과 만나게 된다.

 

내가 내려온 길

 

 이짝은 거북바위 가는 길

 

 원점회귀 산행이다. 아찌랑 올라갔던 용어천계곡 입구에 다시 도착했다. 이쪽 코스는 몇년에 한번 갈까 말까한 코스인데 근간에 다시 찾을줄은 몰랐다. ㅎ

 

 멋진 문사동을 혼자가니 여유롭게 감상하고..

 

 

 

 

 구봉사 대불이 나무 틈사이로 보인다. 부처님 귀가 저렇게 긴 이유가 있을까? 언제 기회가 되면 물어봐야 겠다. ㅎ

 

 살짝 옆면을 도촬하니 인자하신 표정이 약간은 쌕씨하기도 하다.

 

 저 계곡 양반은 내가 오봉으로 갈때 오봉에서 내려오면 길을 묻던 사람인데 이곳에서 다시 만난다. 나와 역코스로 관음암을 지나 용어천으로 하산했을것이다.

 

 저녁 예불시간인지 스님의 목탁소리와 불경 소리가 발길을 잡는다. 잠시 담장쪽으로 가서 들여다 본다.

 

 

 오후 6시반인데 벌써 사찰의 문은 굳게 닫혔다. 아담하고 조용하고 정갈한 느낌이다.

 

 6시50분 산행종료.. 도봉탐방지원센터 옆 나무에 이런 열매가 매달린 나무가 있다. 뭐지? 항상 이자리에 있었을텐데 왜 오늘에서야 보게되었을까?

혼자 여유롭게 하루를 산에서 보낸다.

지난번 아팠던 다리가 물리치료를 한 보람이 있는지 하나도 안아픈건 아니고 훨씬 덜 아프다. 조금 욱신한 느낌이 남아있지만 이정도면 참을만 하다.

불같이 뜨겁고 정신없이 휘몰아치던 8월도 져물어 간다.

 

 

 

 

'북한산, 도봉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0) 2012.10.17
북한산 원효봉  (0) 2012.09.10
짧은 북한산 산행   (0) 2012.08.16
용어천계곡 암장구경  (0) 2012.08.09
도봉산  (0) 2012.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