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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중원산800m, 천사봉1004m

by 아 짐 2006. 7. 24.

 

때       : 2006.07.23

참가자 : 야생화, 부기우기, 죠다쉬, 짱아, 아짐

장   소 : 양평 중원산, 천사봉

 

합정역에서 8시에 만나 오늘의 산행 목적지를 가기위해 내부순환도로를 달렸다

항상 밀리는 길이지만 쭉~~ 잘 빠진다

차 안에서는 야담 TAPE을 틀어놓아 배꼽잡고 웃으며 오늘의 산행도 즐거우리라 예감하며 마석지나

어느새 양평휴계소에 도착했다. 짱아가 머리가 아프다고 잠시 바람을 쏘이고 이내 출발..

10시 조금 넘어 중원리 상현마을 산행기점에 도착했다

작년에 왔을때도 마을 사람들이 차량 통제를 하며 입장료를 받고 있었는데 우린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라 걸어갔더니 미처 못봤는지 입장료 내란 소리를 안해 그냥 산행을 했었다

올해는 승합차로 5명이 가는데 입장료를 내란다

얼마를 내야하느냐고 했더니 두당 이천원씩 만원을 내란다

북한산 국립공원도 1,600원인데 이건 해도 너무한다

무슨 명목으로 이천원씩이나 입장료를 받느냐고 물었더니 쓰레기 청소비와 관리비란다

젠장~~ 안내면 못들어가니 울며 겨자먹기로 거금을 지불했다

 

 

 

 

 

 

매점 앞에 차를 세우고 신발 끈 동여매며 산행할 몸과 마음의 자세를 갖추고 10시 20분경 출발했다

산행 들머리에 작년에 없던 멋진 펜션같은 민박집이 들어서 있다

앞에는 취사장도 마련이 되어있고.. 다 그렇게 변해간다

변하지 않는건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계곡물과 우거진 숲 뿐이다

중원폭포와 징검다리로 건너던 바위.. 한치의 움직임도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몇번씩 계곡을 넘나들고 너덜지대를 지나 오른쪽은 도일봉으로, 왼쪽은 중원산으로 향하는 갈림길을 만난다.

작년에는 도일봉을 갔고 올해는 중원산 도일봉을 염두에 두고 산행을 시작했다

 

 

 

 

일요일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하여 걱정을 했는데 흐리기만 할뿐 비는 안온다

덕분에 습도가 어찌나 높은지 산을 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 땀으로 멱을 감는다

우렁차게 들려오는 계곡을 끼고 40여분 올라오니 계곡이 우측으로 사라진다

부기우기님은 벌써 세수하고 더위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11시 50분. 출발한지 시간반 만에 중원산과 도일봉, 조계골 사거리 안부에서 좌측 중원산으로 들어섰다. 높지 않은 가파른 암릉에는 로프가 매여있고 우측 우회길도 있다

난 당연히 암릉길로 올라서니 코 앞에 빨간 열매인듯 꽃인듯한것이 납작하게 엎뎌있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열매같지만 벌어져 열린 속에 작은 꽃술이 보인다. 깜찍한 꽃이다

 

 

 

 

 

 

12시 20분 중원산 정상 헬기장에 도착했다

단체로 산행온 산우들이 넓지 않은 정상을 모두 차지하니 뒤차로 오는 우리내는 앉기는 커녕

마땅히 설만한 자리도 없다. 얼른 정상 표지석과 중원산 안내도 사진을 찍은후 불이나케 중원산을

내려왔다. 우리도 점심을 먹기 위해 바위위의 소나무가 멋스러운 암릉으로 올라 오찬을 즐겼다

각자 싸운 음식과 과일, 죠다쉬님의 포도주. 소나무에서 풍기는 솔내음, 지척에 안개속에 정상부위을 감추고 있는 용문산과 용문봉.. 안개 때문에 용문산의 모든 봉우리들을 명확하게 볼수 없어 조금은

안타깝다. 언젠가 거친호흡님의 블로그에서 백운봉 등산기를 보고 거기가 어딘가 넘겨다 보고 싶었는데..

소나무에서 솔방울 몇개를 땃다

술을 담궈 먹어보려고.. 너무나 강항 솔내음때문에 너무 독해 나는 먹지도 못하면서 욕심을 냈는데

내가 너무 자연을 훼손한건 아닌지..

 

 

 

 

1시 50분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올라갔던 길을 되집어 내려와 도일봉으로 향했다

30여분 오름에 잠시 휴식하며 바라보니 건너편에 도일봉이 보인다

난 도일봉의 모습이 왠지 지리산의 토끼봉을 닮았다고 생각이 든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

야생화, 부기우기, 그리고 나는 먼저 도착해 여유를 잡고있고 짱아와  오늘의 확실한 짱아의 보디가드

죠다쉬님이 도착하자 다시 능선을 오르 내린다.

 

 

2시 20분 잠시의 휴식후 다시 출발하여 20여분을 가니 도일봉, 중원계곡 이정표가 나온다

먼저간 야생화님은 도일봉 우측 아랫쪽을 무시하고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얼마나 많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렸는지 기억조차 없다. 선두 야생화,부기우기님은 모습이 안보이고

후미 짱아, 죠다쉬님도 모습이 안보인다. 나는 선두를 쫓을 요량으로 후미를 무시한채 계속 가지만

내 실력으로 선두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우거진 숲속에 혼자 지나다닐수 있을 정도의 등산로에 벌레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속을 나혼자

걷는다는 것이 어느 순간 두려움으로 몰려온다

야생화님~~ 고개 하나 오를때마다 혹시나 앞에서 기다려 주지는 않을까 하고 불러보지만 아무 대답

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만약에 홀로 남게 될 경우 아무런 준비가 없다는 것을 느꼇다.

산에 다닌지가 얼마인데 다른 사람만 의지하고 내 스스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것이 후회가

된다. 작은 렌턴 조차 없고 소지하고 있는 휴대폰은 밧데리가 달랑달랑 한다.

통화이탈지역이 대부분인 이 산간에서 고립된다는 생각을 해보니 아찔했다

부지런히 허망한 생각을 하며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를리 없을거란 신념으로 가파른 정상을 오를때

나무 숲 사이로 햇살이 하얗게 부서진다. 이 햇살에 속은것도 몇차례지만 능선에 드디어 도착했다

 

 

 

오후 4시 50분이다. 점심 식사 후 3시간 만에 도착한곳은 천사봉과 단월 산음리 방향 안부가 있는

헬기장이다. 여긴 인기척이 끈긴지 얼마인지 헬기장에 잡초가 무성하다. 어디로 가야하나 두리번

거리고 있을때에 여기에요 하는 야생화님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갑던지...

난 길잃은 한마리 양과 같았으니까..

후미를 기다려 우측으로 들어서니 난데없는 천사봉이 보인다.

여기를 지나 종주의 개념으로 도일봉으로 향하려 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불상사가 생겼다

앞으로 더이상 진행할수가 없었다. 폭우로 하산길인 급경사가 끊겼다는 것이다

아 ~~ 어쩌란 말이냐.. 지금 지나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너무나 힘들게 올라와서 내려가는것 조차 쉽지가 않다. 아마 나와의 싸움에서 스스로 항복하는것은

아닌지.. 그래도 여기서 계속 머무를수는 없는 형편이니 더 늦기전에 서둘러야 했다

 

5시 너무나 힘들어하는 짱아는 쉴 사이도 없이 다시 되돌아 하산..

천사봉 제일 높은곳에 왔으니 사진 찍어준다 해도 싫다고 고개만 절래절래 흔든다

안됐지만 죠다쉬님한테 후미에 남기고 다시 출발..

6시. 1시간만에 처음 도일봉 이정표가 보이던곳에 도착했다

갈때의 힘들고 심하게 흔들리던 혼자라는 두려움의 갈등이 없어지니 지금이 오히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편안하다.

오늘 산행후 강가에서 숯불에 고기 구어먹자고 약속했는데 이 시간으론 도저히 불가능하다

 

 

 

싸릿재에 6시 50분 도착.

하산하는 길이지만 지쳐서 그러는지 속도가 나질 않는다

이제는 중원계곡으로 내려서서 집에 가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시간에 쫓겨 맑은 물에 땀한번 제대로 못씻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나마 조금 밝을때 계곡에서 잠깐 탁족을 했다

발바닥의 열이 차가운 물에 식고 이내 발이 시려워서 담그고 있을수가 없다

아무도 없는데 멱이나 감고 갔으면 개운하고 좋으련만 그건 너무 과할것 같아 발만 풍덩풍덩..

 

올라왔던 길이건만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니 더욱 길게만 느껴진다

헤드랜턴으로 불을 밝히고 이쪽 저쪽으로 건너야 하는 계곡은 혹여 다리를 접찔리거나 다칠까

조심조심..

그래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

민박집 그네에서 놀던 아이들도 안보이고 주차장의 그 많은 차들도 하나도 안보이고 덩그러니

우리가 타고 온 차만 어둠속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무사히 산행할수 있음을 박수로 환영하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한다

어느 누구보다 야생화님이 더욱 심적 부담이 컷을터인데 너무 늦어 미안하다하며 앞으로 지리산도

가고 하려면 체력을 쌓아야 하니까 종주를 하려던것이 이렇게 되었다고 앞으론 산행을 짧게 하겠노라

선언을 한다. 이건 누구의 탓도 아닌데..

 

처음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두통약을 찾던 짱아가 끝까지 아무탈없이 내려올수 있어 다행이고

요즘 다리가 아파 힘들어하던 나도, 죠다쉬님도, 허리가 아파서 고생했노라는 부기우기님도, 몸이

너무나 피곤하고 무겁다고 힘들어하던 야생화님도 아무렇치 않은 표정으로 모두 환하게 쉰내 풀풀

풍기며 차안에 몸을 들이민다

이제 어디가서 맛있는 저녁으로 마무리만 하면 오늘의 산행은 끝 ~~


새보다 자유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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