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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381

여뀌 이삭여뀌 김종태 사랑한다는 말에 꽃이 핀다는 말에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여가며 삼복더위 다 이를 악물며 부질없는 세월 다 흘려보냈더니 아! 이게 뭐야! 이게 사랑인가? 이것도 꽃인가? 사랑은 사랑할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꽃은 꽃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복이란다 2008. 5. 24.
양지꽃 돌양지꽃 2008. 5. 24.
얼레지 얼레지 김종태 겸손하게 땅에만 깔리는 두 장 널푸른 잎사귀 어루룽더루룽 얼룩무늬라 얼레지인가 수줍어 고개 숙이고도 서러움에 지쳐 젖혀진 꽃잎 얼러리 꼴러리 얼레지이지 한 자 깊숙 숨겨진 알뿌리 캐어보려는 얄궂은 심사 언 땅 헤집고 이른 봄 나와도 어르고 뺨치는 무정한 세상 높은 산 깊은 .. 2008. 5. 24.
으아리 으아리 김종태 으아 너는 하나밖에 몰랐었다 저 현란한 숲속에서 버티며 순결 하나만을 의지해 온 너 으아 너는 둘을 알았다 순결 속에서 어느새 싹터 응어리진 불타는 정열을 어이 하리 으아 너는 두렵다 하늘이 찢어지는 그 고통 속에서도 찬란히 피어나는 무지갯빛 환희가 이제야 네가 한 송이 꽃.. 2008. 5. 24.
엉겅퀴 고려엉거퀴 엉겅퀴 김종태 옹크린 듯 풀어 헤친 요염한 맵시 피보다 붉은 자줏빛 정열 어디선가 맡은 둣한 이국의 체취 끈끈한 꽃뭉치 못생긴 잎사귀 가시를 휘두르며 눈을 부릅떠 봐도 진딧물은 웃어 가며 줄기마다 새까맣다 나비야 도와줘 본체 만체 꿀만 따고 꿀벌아 살려줘 꽃가루만 훔치네 2008. 5. 24.
옥잠화 2008. 5. 24.
연꽃(수련) 수련 김종태 한껏 모양을 내도 겨우 이렇답니다 뿌리 하나 변변치 못하고요 흉내만 냈지 잎도 찢어지고요 이 물을 벗어나지 못하고요 하냥 둥둥 떠 있어요 이제나 저제나 또 기다리며 반겨 주실 님 눈길 고대하며 사흘 밤낮을 열고 또 닫으며 붉은 가슴 새로이 열어 보지만 진작에 그럴 줄 알았지요 홀.. 2008. 5. 24.
원추리(의남초) 원추리 김종태 난초는 술을 깨게 하고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한다는데 근심을 모두 잊어야 할 이들이 뒤척이며 돌아눕는 망우리 공동묘지 구석배기 드문드문 흩뿌려 피어난 원추리 그 곁에 앉아도 샘솟는 근심들 뒤숭숭한 세상을 내려다 보며 영혼들도 남겨진 미련을 못 버려 새소리 바람소리에도 돌.. 2008. 5. 24.
용담 큰용담 용담 김종태 인생살이 얼마나 쓰기에 용의 쓸개라고 불렀을까 화사한 봄 얼굴 먼저 매만져 사랑 독차지하는 이도 있고 긴긴 여름 온갖 정열과 속삭임으로 마음을 빼앗는 이도 있건만 그 긴 기다림의 세월을 피멍 맺혀가며 참고 참아 서리 허옇게 내리는 지금 잡초 시들어 가는 사이에 서러운 .. 2008. 5. 24.